스페인연구소 “1차 AZ, 2차 화이자 맞아도 안전, 더 효과적”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5. 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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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하고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는 ‘교차접종’ 실험을 한 결과 효과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1·2차를 동일한 백신으로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국가가 많은 데다 AZ백신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교차접종에 대한 연구가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2차 접종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교차접종 연구에 착수했다.

◇”1차 AZ, 2차 화이자 맞아도 문제 없어”

18일(현지시각)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 국립 보건 연구기관인 카를로스 3세 연구소는 AZ 백신을 1차 접종받은 66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442명은 2차 접종으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나머지 221명은 대조군으로서 1차 접종 후 어떤 백신도 맞지 않았다. 그랬더니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집단은 일주일 뒤 면역 반응이 2차 접종 전보다 평균 1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2차 접종을 받지 않은 집단은 1차 접종 후 면역 수준이 거의 변화 없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 반응은 2차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이전보다 7배 증가했다. 카를로스3세연구소는 이전 다른 연구에서 AZ로만 두 번 접종하면 2차 접종 후 중화 반응이 1차보다 3배 증가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따라서 1·2차를 모두 AZ로 접종하는 것보다 1차 AZ, 2차 화이자로 접종하는 방식이 코로나 예방 효과가 2배 이상 높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안전성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1차 AZ, 2차 화이자로 교차 접종을 받은 집단에서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1.7%에 그쳤다. 보고된 부작용은 두통·근육통·피로 정도였다.

◇정부 “우리도 교차접종 연구 추진”

그동안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교차 접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온 국내 방역 당국도 태도를 바꿨다. 이날 방역 당국은 “AZ 접종자에 대한 추가 접종 계획을 세우기 위해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교차접종에 대한 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에서도 교차접종의 안전성과 예방 효과가 입증될 경우 1차에서 AZ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도 2차에선 다른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일반적으로 교차접종은 검증되지 않은 (접종) 방법이지만, 코로나 백신은 개발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과학적 검증이 접종과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며 “스페인 교차접종 연구 사례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교차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60세, 55세 이하를 대상으로 교차접종을 허용하고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금지한 노르웨이와 덴마크도 이미 1차를 맞은 사람에 대해 교차접종을 추진 중이다.

천은미 이화여대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는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화이자 백신에 뒤처지기 때문에 환자를 위해서나, 국가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서나 교차접종을 시행하는 게 좋다”며 “3분기에 화이자·모더나 백신이 다수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반면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백신은 임상연구를 통해 허가받은 용법대로 접종해야 한다”며 “교차접종은 용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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