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량 급식·피복.. 군수행정 총체적 부실 개탄스럽다

2021. 5. 1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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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에 이어 수년간 지급된 활동복·베레모 상당수가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이 군에 납품된 6개 피복류를 조사한 결과, 불량품이 지난 2년간 봄가을 활동복 19만개, 5년간 여름 활동복 30만개, 1년간 베레모 30만개 등 모두 81만개에 달했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부실식단 개선과 입영장병의 기본권 보장 등을 약속했지만 말뿐이었다.

한끼당 장병급식비가 2930원인데 초등학생 급식비(3768원)보다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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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에 이어 수년간 지급된 활동복·베레모 상당수가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이 군에 납품된 6개 피복류를 조사한 결과, 불량품이 지난 2년간 봄가을 활동복 19만개, 5년간 여름 활동복 30만개, 1년간 베레모 30만개 등 모두 81만개에 달했다. 여름 활동복은 땀을 흡수하지 못하고 베레모에는 물이 스며들기 일쑤였다. 납품업체가 편법을 동원했다지만 군 당국의 관리 소홀 책임도 크다. 세계 10위 경제대국이 장병 급식·의복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다니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국방부는 상황을 축소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해 화를 키운다. 16일 국방부 직할부대인 계룡대근무지원단 예하 부대에서 ‘쌀밥과 볶음김치, 건더기 없는 오징어국’ 등 부실한 아침식사가 제공됐다는 제보가 나오자 국방부는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됐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틀 뒤 부실급식은 사실로 밝혀졌고 군 당국은 뒤늦게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했다. 지난달에도 휴가 복귀 후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격리하는 장병들에게 밥과 김치 등 한두 가지 반찬뿐인 도시락을 제공해 공분을 샀다. 게다가 격리 장병들이 폐건물 수준의 공간에서 생활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육군 훈련소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빌미로 화장실 이용과 양치·샤워를 제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부실식단 개선과 입영장병의 기본권 보장 등을 약속했지만 말뿐이었다.

군 당국은 그 많은 국방예산을 어디에 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국방예산 52조원 중 장병급식비가 1조6000억원이다. 한끼당 장병급식비가 2930원인데 초등학생 급식비(3768원)보다 적다. 정부가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을 얼마나 홀대하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참담한 밥상은 장병의 전투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자존감에도 상처를 줄 것이다. 차제에 급식비가 적정 수준인지 면밀히 따져보고 합당한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의식주는 인간의 기본권에 관련된 문제다. 국방부는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 일선 군부대의 식재료·피복 공급부터 보관·배급에 이르기까지 세금 누수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 그 실상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코로나19가 장병 인권을 침해하는 데 악용돼서는 안 될 일이다. 군 당국은 장병의 인권 실태와 복무 환경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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