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한말의병' 주민들의 기억 운동
[KBS 광주]
[앵커]
호남을 의향이라 하는 것은 국난이 있을 때마다 앞장 섰던 이 땅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한말 의병 가운데 면 단위로는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있었고 최초의 여자 의병도 나왔던 영암 금정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그 흔적을 찾고 뜻을 기리자고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광상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4백미터 남짓 되는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인 골짜기 안의 조그마한 감밭.
구한말 최초의 여성 의병이자 부부의병이기도 했던 양방매 애국지사가 70여년 숨어지내다 세상을 떠난 곳이지만 집터마저 사라지고 없습니다.
일본군과 전투 중에 다쳐 피신 온 강무경 의병장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의병전쟁에 뛰어들게 됐던 생가터는 아예 잡초로 뒤덮여 있습니다.
이곳 영암군 금정면은 주민들이 기록을 찾아낸 의병만 49명으로 단일지역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김오준/영암학회 회원 : "소위 의병장급으로 쳐주던 사람이 6명이 이곳에서 나왔구요. 영암의 의병으로 현재 밝혀진 숫자가 187명인데 49명이라면 약 30% 가까이 차지하고 있구요."]
월출산 자락 99골로 불릴 만큼 험해 양 지사 생가 부근의 사촌전투를 비롯해 인근 나주와 화순,보성 등 호남의병 전투의 거점이 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제가 강요한 의병해산칙령 후의 호남의병장 체포사진과 광복 후 수십년이 지나 정부가 수여한 건국훈장 말고는 잊혀진 과거가 됐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지역주민들이 120여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그 뜻을 기리자며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전갑홍/영암문화원장 : "그 주변으로 의병공원화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사봉이 역사적인 격전지입니다. 국사봉 주위에 앞으로 할 일들이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오늘이 있듯이 식민지 해방을 가져 온 선조들의 피흘림을 최소한 잊지는 않으려는 노력이 그 혜택을 누리는 남은 자의 몫이라 믿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눈길을 끕니다
KBS 뉴스 김광상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영상편집:유도한
김광상 기자 (kalight@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배달 무료라더니…햄버거 값에 끼워넣은 업체들
- [현장K] “전입신고 안 하면 월세 싸게 드려요”…양도세 줄이기 꼼수
- 美 국방부 UFO 영상 공개…진위 여부는?
- 면세라던 ‘공공임대’ 양도세에 가산세 폭탄…왜?
- 어린이집 교사 아동학대 정황…“토할 때까지 먹이고 또 먹여”
- ‘원양 오징어’ 5만 톤 하역 못하고 무작정 대기 왜?
- 애프터스쿨 출신 리지, 음주운전 혐의 입건
- “‘10억 코인’ 나오면 2030 모두 부자?”…가상화폐 제도화 위한 질문들
- 개·고양이가 물건이라고요?…“제3의 지위를”
- [크랩] 주문이 바뀌어도 괜찮아…세상에 없던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