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고통'도 처벌에 반영..범죄피해평가 효과

허솔지 2021. 5. 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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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죄 피해자 대부분이 심각한 정신적, 사회적 고통을 경험하지만 과거엔 그 고통의 정도를 형사 절차에 반영하진 않았죠.

그런데 최근에는 범죄 피해 내용을 심층적으로 평가해 가해자의 구속이나 양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범죄 피해 평가제도'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에 사는 2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귀갓길에 끔찍한 일을 겪었습니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모르는 남성이 따라 들어와 A씨를 강제로 추행하고 달아난 겁니다.

공포에 떨었던 기억으로 진술조차 힘들었던 A씨에게 경찰은 '범죄피해평가제도'를 권유했습니다.

A씨에 대한 범죄피해 평가 결과 심리적 피해가 심각하고, 2차 피해의 우려가 있으며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정현정/남동서 피해자담당 : "피해자가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고 피의자 신병확보 위해서 사전구속영장 신청했어야 했는데요 보고서 첨부돼서 제출되었고 최종적으로 영장이 발부된 케이스입니다"]

범죄피해자평가는 강력 사건이나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그리고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처럼 지속적 범죄 피해를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선발된 전문가들이 피해자를 2차례에 걸쳐 면담해 심층적으로 피해 내용을 분석하고, 가해자의 구속과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수사 자료에 보고서를 첨부합니다.

[봉선우/인천경찰청 피해자보호계장 : "피해자들이 사건 초기에는 자기 입장 표명을 잘 못하는데,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조력을 해줘서 피해자의 권리 회복과 지위를 향상시키고 심리적 피해 치료를 도모합니다."]

2016년에 시범 도입된 후 인천에서는 지난해 92건, 올해엔 지난달까지 57건이 실시됐는데, 대상자의 90% 이상이 여성이었으며 대상자 가운데 92%가 제도에 만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피해자 구제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허솔지 기자 (solji2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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