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만화가 박광수 "촌지 목격, 선생님들에 대한 신뢰없었다" ('TV는 사랑을 싣고')

박정수 2021. 5. 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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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정수 객원기자]

'TV는 사랑을 싣고' 박광수가 은사님의 특별함을 밝혔다.

19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국민 만화 ‘광수생각’의 박광수를 국민 만화가가 될 수 있게 틀을 잡아준 선생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현주엽은 "'광수생각'하면 웹툰이 생기기도 전에 일간지를 통해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국민만화였다. 얼마동안 연재한 거냐"고 질문했다. 박광수 만화가는 "1997년에 처음 연재를 시작해서 3년하고 이후에는 책을 계속 연재중이다"고 대답했다.

이어 "저는 우리 주변의 일들을 많이 이야기했다. 선생님만화를 그릴 때는 선생님편, 학생만화를 그릴 때는 학생편, 주부만화는 주부의 입장에서 그리도록 노력했다. 그 사람의 입장의 공감하는 만화를 그리니까 보시는 분들이 '내 얘기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인기 비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원희는 "어떤 분이시길래 꼭 찾고 싶냐"고 물었다. 박광수 만화가는 "다른 선생님들은 때리면 선생님들도 이게 '사랑의 매'인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감정이 실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 선생님은 나를 '정말 올바르게 되라고 때리시는 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국어 선생님이까 저한테 처음 시에 관심을 가지게 했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르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그런 것들이 제가 만화를 그리면서 좋은 발상을 할 수 있는 그런 단초를 마련해주셨다"며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원희는 "인기가 어마어마했다"며 연재료를 물었다. 박광수는 "팬시 사업을 하면서 그동안 벌었던 돈을 다 날렸다. 총 합쳐서 45억 정도. 풍종하게 살다가 그래버리니까 집 밖으로 잘 안나갔다. 그러다 주차비를 계산하고 나가야 했는데 지갑에 돈이 없더라"고 밝혔다. 그때 주차장 구석에서 좀 울다가, 주차요원 하시는 분께 '제가 지갑을 놓고 와서 다음에 드리겠다'고 말했더니 제 행색을 보고 이해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다. 지금도 제가 하고 있지만 그당시 야구를 열심히했다. 한 주 한 주 야구를 하다보니, 그 어려움을 넘어서게 되고 빚도 갚게 됐다. 그래서 책에 제가 '귀중한 취미는 인생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적었다"며 회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광수는 "어려서 그랬는지 철이 없어서 그랬는지 선생님들을 별로 안 좋아했다. 제가 조금 유복하게 자랐는데, 선생님들이 집에 가정 방문을 오시면 본인 집 TV 사야한다고 돈을 받아가는 걸 목격했다.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말을 들은 김원희는 "촌지를 받아신 분들은 잘 해줬냐"고 물었다. 박광수는 "잠깐 그렇게 한다. 근데 소위 약발이라고 하는데 그 기간이 지나면 저를 괴롭혔다. 근데 김용복 선생님은 체벌을 하면서도 이유없이 하시지 않았다. 체벌을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박광수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밝혔다. 박광수는 "저희 어머니는 좀 빨리 치매가 진행되셨다. 그래서 집에서 모시기 쉽지 않았는데, 요양 병원에 모시는 것을 형제들이 반대했다. 저도 집에서 모시는 걸 원했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를 요양 병원에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어머니 음식을 못드시고 하니까 우울증이 심하셨다. 그래서 어머니 음식 비슷하게 만들려고 주방에 들어갔는데 칼통을 열어보니까 칼의 앞부분이 다 잘려있었다. 치매 특성 중 하나가 공격성을 띠는 건데 아버지가 무서우셨는지 잘라놓셨다. 그걸 보고 '병원에 모셔야겠다'생각했다"며 사연을 털어놨다.

박광수가 37년 만에 중학교 은사님을 찾았다. 박광수는 오랜만에 만난 얼굴에 눈물을 흘렸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안부를 나눴다. 중학교 은사님은 "악수 한 번 하자. 이렇게 잘 커주고 큰 별이 되주어서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보잘것없는 나한테 수업을 듣고 광수가 큰 작가 되었듯이 교사가 무심코 뱉은 한마디가 학생들에 큰 의미로 다가와서 평생 길을 가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광수가 훌륭하게 커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2 예능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는 추억 속의 주인공 또는 평소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던 주인공을 찾아 만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 l KBS2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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