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했더니 안 걸렸네'..사례 쌓이는 백신의 힘

조형국 기자 2021. 5. 19. 21: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남 요양병원 집단감염 때
확진자 12명 모두 미접종자
순천 3대 모여 사는 일가족
76세 어르신만 감염 안 돼

[경향신문]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 건수가 500만건(1·2차 합산)을 넘어서며 ‘백신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꾸준히 쌓이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중대본 회의에서 “백신 접종의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는 속속 보고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상 곳곳에서 이러한 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차장이 언급한 ‘백신 효과’의 대표 사례는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의 한 요양병원 집단감염이다. 해당 요양병원 입소자·종사자 347명 중 203명은 지난 2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고, 나머지 144명은 백신을 맞지 않았다.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 12명은 모두 백신 미접종자였다. 같은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 백신 접종자 중에서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뜻이다. 최초 발견된 환자가 머물던 다인병실에 상시 체류하던 간병인 2명도 백신을 맞아 감염을 피했다.

전남 순천에서 3대가 함께 사는 일가족 7명 중 6명이 감염됐는데, 유일하게 화이자 백신 접종을 완료한 76세 노인만 감염되지 않았다. 가족 간의 밀접한 접촉에서도 백신이 효과를 낸 것이다. 지난달 신도 22명이 집단감염된 충북 괴산의 한 교회에서도 예배에 참석한 교인 23명 중 AZ 백신을 1차 접종한 30대 의료계 종사자 1명만 감염을 피했다. 역학조사 결과 해당 교회는 기도 소리가 외부로 나가지 않게 창문을 모조리 막은 밀폐·밀집·밀접 등 ‘3밀’ 환경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대전의 한 요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에서도 백신의 예방효과는 92%로 나타났다.

백신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19일과 비교했을 때 1차 접종을 절반 이상 마친 만 80세 이상의 치명률은 20.73%에서 18.7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만 70~79세 치명률은 6.41%에서 5.71%로, 만 60~69세 치명률은 1.32%에서 1.10%로 내려갔다. 만 60세 이상 확진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조금씩 줄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별 사례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발생 양상에서도 백신의 효과는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은 환자 수를 줄이고 접종 후 감염이 되더라도 증상을 약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민들의 백신 수용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백신 효과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내 주변의 시민들이 감염을 피하는 모습에서 백신의 위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접종이 진행된 후 실제 데이터가 확인되기 전까지 백신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은 확실한 효과를 실제 사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1·2차 합산 접종 건수는 493만9339건으로 자정 집계에서는 무난히 500만건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