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충당금 감소 호재에도.. 외국계 은행 희비

황두현 2021. 5. 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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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은행 제공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이 대손충당금이 감소하는 실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1분기 상반된 성적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4년만에 1분기 최대 순익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씨티은행은 카드사업 등 소비자금융을 중심으로 실적 하락세를 이어갔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 102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938억원에 비해서 9.7%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이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기저효과를 받은 가운데, 이에 더해 SC제일은행은 이익 여력도 늘며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대의 1분기 순익을 기록했다.

이자수익 반등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1분기 이자이익은 243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6억원, 5.5%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1089억원으로 16.9% 감소했다. 그럼에도 순익이 늘어난 건 지난해 363억원 적립한 충당금이 올해 170억원까지 줄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난 덕택이다.

비이자이익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수익이 늘어난 점이 고무적이다. 중점을 두고 있는 WM사업이 성과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SC제일은행의 수수료손익은 지난해 426억원에서 올해 566억원까지 늘었는데, 기업금융에서 18%(41억원) 늘어난 데 비해 리테일부문에서 48%(99억원) 급증했다.

자산이 늘어난 반면 비용은 아끼면서 수익개선을 뒷받침했다. 총자산은 88조734억원으로 1년전보다 8.6% 늘었다. 예수금 등 수신 자산과 가계여신 등이 골고루 늘어난 덕분이다. 아울러 판매관리비는 지난해 2203억원에서 2129억원까지 줄였다.

WM과 디지털 사업에 힘쓴 결과라는 설명이다.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 부문에서 자산관리 전략과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혁신적 상품과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1분기 48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598억원에서 19% 줄었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지난해 1분기 401억원에서 올해 240억원까지 감소했지만 이자·비이자이익 동반 감소에 수익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시중은행 중 1분기 실적이 하락한 곳은 씨티은행이 유일하다.

1분기 이자이익은 2052억원, 비이자이익은 84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7%, 13.9% 줄었다. 은행 총자산이 52억2177억원에서 51억7461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개인신용대출의 성장과 기업 고객의 수요 증가로 개인·기업대출은 늘었으나 신용카드 부문에서 소비와 회원 감소로 자산이 빠져나갔다.

개인고객 위주의 소비자(개인)금융과 신용카드 사업부문의 이익여력이 동시에 감소했다. 소비자금융부문의 1분기 순이자손익은 1189억원, 신용카드는 43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15.3%씩 줄었다. 개인금융은 충당금 감소와 판관비 절감 효과로 순익은 개선됐지만, 카드사업은 순익이 13억원으로 75% 줄었다.

카드 수익 기반이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신용카드 가맹점수는 5909개로 지난해말 7683개에서 23%, 개인회원은 3개월만에 1만2000여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카드수수료수입이 682억원에서 558억원으로 124억원 줄었다.

씨티은행 측은 수익 감소에 대해 "순이자이익, 외환파생관련 이익, 대출채권매각이익과 국공채매각이익 등의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 이어 내달 3일 이사회에서 소매금융 사업 철수 방향을 논의하는 씨티은행으로서는 리테일 사업 경쟁력 제고가 과제로 주어졌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전 부문을 통매각 하는 방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나, 과거 알짜 사업이었던 카드부문의 실적이 신통치 않다. 최근 씨티카드 고객을 위한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는 데 대해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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