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탓에 상품가입 절차 불편".. 민원 다시 늘었다

이윤형 2021. 5. 1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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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부터 줄어들던 은행권 민원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상품 가입 절차가 복잡해짐에 따라 고객 대기 시간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 민원이 다시 늘어나는 것은 금융상품 가입 절차가 불편해진 이유가 크다.

금소법 시행 이후 영업 현장에서는 상품설명서를 일일이 읽어주고 녹취를 해둬야 하는 절차 때문에 가입 시간이 대폭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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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관행에 가입 시간 지체
가이드라인 없어 현장불만 속출
1분기 민원 582건, 1.75% 증가
은행별 부서 중심 개선점 모색
금소법 시행 이후 은행 민원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초부터 줄어들던 은행권 민원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상품 가입 절차가 복잡해짐에 따라 고객 대기 시간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 등에 접수된 민원은 582건으로 전 분기 대비 1.75% 증가했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지만,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줄어 4분기에는 통계 공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1분기 만에 반등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앞서 은행 민원은 지난해 1분기 906건에서 2분기 851건, 3분기 646건, 4분기 572건으로 줄어들었다.

은행 민원이 다시 늘어나는 것은 금융상품 가입 절차가 불편해진 이유가 크다. 금소법 시행 이후 영업 현장에서는 상품설명서를 일일이 읽어주고 녹취를 해둬야 하는 절차 때문에 가입 시간이 대폭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금소법은 금융투자 상품에만 적용하던 '6대 판매 규제(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 행위·부당 권유·과장광고)'를 모든 금융상품에 의무화하는 제도다.

특히 투자자정보 분석 결과,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나왔을 때 가입자가 원해도 고위험 펀드 가입이 불가능한 점을 부가 설명하는 데 시간이 더 지체됐다. 이전까지는 '부적합 확인서' 등을 통해 본인의 투자성향보다 높은 위험도의 펀드임을 숙지했음이 확인되면 상품 가입이 가능했다.

만약 투자자성향 평가에서 부적합한 상품이 나올 경우에는 상품에 대한 계약이 제한되는 것까지 설명해야한다. 게다가 투자자성향 평가는 하루에 1번 밖에 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따라 평균적으로 예금 가입에 30분, 펀드 가입에 1시간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 가입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복잡해지면서 영업 현장에서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상품 유형별로 보면 전자금융·펀드·방카슈랑스 등 복합 상품판매 등과 관련된 기타 민원이 2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여신 민원이 158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밖에 수신 부문에서 97건, 신용카드 업무에서 64건, 외환 관련 민원은 7건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은행권의 펀드 판매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펀드 판매량은 금소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1조8894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6979억원)보다 32.8% 줄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 점포를 찾는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도 은행권 자체 민원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점은 영업점에 대한 불만이 큰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1분기 전체 민원(582건) 중 자체민원은 313건으로 전 분기(292) 보다 7.1% 늘어났다. 금융감독원 등 타기관에서 접수한 민원 중 이첩 또는 사실조회 요청한 민원을 나타내는 대외민원은 269건으로 전 분기(280건)보다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소법이 불완전 판매 등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이지만, 불필요하거나 형식적인 관행에 치우친 부분을 개선할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소법 시행으로 민원이 늘어나는 것을 은행들도 감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도 각 상품 부서를 중심으로 자체적 소비자보호 체계 등 상품가입 절차에 대한 개선점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이윤형기자 ybr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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