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대란] 美와 '백신 동맹' 구상.. 글로벌 생산기지 도약 전환점 될수도

유선희 2021. 5. 1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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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제조사와 위탁생산 체결 성사땐
제약·바이오분야 퀀텀성장 기대
여유분 받고 되갚는 '백신스와프'
내달까지 추가물량 조기도입 전망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코로나19 '백신 동맹'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외교적 채널을 통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총 1억9200만회분(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지만, 4월 이후부터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백신접종 일정이 꼬이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는 물론 미국 정부 당국과의 협조가 절실하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백신 제휴를 통해, 미국과의 새로운 동맹 강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미국 백신 제조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백신동맹 체결이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양국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전까지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 "미국이 사용 승인한 백신 2000만회분을 향후 6주 내 해외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다음날 진행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미국 방문을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백신 외교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통상 정상회담 직전에 회담 내용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발언은 양국간 백신 동맹이 어느정도 구체화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교당국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2000만회분의 백신 공유 계획이 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총 1억9200만회분(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지만, 3~4분기에 도입될 예정인 1억7000만회분의 세부 공급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향후 백신 공급일정을 명확히 하고, 추가 공급분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백신 스와프'를 확정지어 올 하반기에 몰려 있는 백신 공급을 최대한 앞당기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백신 여유분을 한국에 먼저 제공하고, 한국은 상대적으로 물량에 여유가 있을 때 이를 미국에 되갚는 방식이다. 방역당국은 6월까지 노바백스(4000만회분), 모더나(4000만회분), 얀센(600만회분) 백신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이들 물량 중 일부가 조기 도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정부는 세부 공급일정이나 수량 등은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미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에 백신 협력과 관련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사항은 확정되는 대로 최대한 투명하고 신속하게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이 앞서 '백신 허브'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한미 바이오 기업간 백신 제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간 백신 빅딜이 체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9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0일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 위탁생산 업체로 부상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 허브화'의 중심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모더나 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합의했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현재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하다"면서도 "추후 확인이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GC녹십자 등도 백신 위탁생산 기반기술을 갖추고 있다.

한미간 백신 제휴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기초 연구나 정부지원 등이 취약했던 우리나라가 이번 기회에 세계 무대로 올라 설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특히 화이자나 모더나가 국내 업체에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은 물론 적극적인 기술이전까지 고려할 경우, 국내 업체들이 미래 핵심 기술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분야에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업체들이 코로나19 백신 생산 능력, 플랫폼 등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백신 생산의 거점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면서 "백신과 치료제 영역은 우리나라가 해보지 않았던 영역인 만큼, 향후 기업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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