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부자사다리] 일자리정부 4년의 허상.. 풀타임 대신 알바·일용직 내몰렸다

박재찬 2021. 5. 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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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실업자수 15% 증가 .. 실업률 3개월째 두자릿수
40대 고용비중 높은 도소매업 최대폭인 18만명 감소
60대이상 취업자 47만명↑.. 전체 증가 3분의 2 달해

'일자리', '공정',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투기와 전쟁' …. 스스로를 촛불정부라 규정한 현 정권이 내세웠던 정책 과제들이다. 그리고 개헌빼고 뭐든 가능하다는 '거여'(巨與)가 탄생하면서 각종 규제 법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소득빈부격차는 커졌고 부동산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대표적인 일자리는 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있기도 했지만 사상 최악이라는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40시간 이상의 '풀타임 타임 일자리' 고용률은 사상 최악을 기록한 반면, 단시간 일하는 재정 일자리만 늘고 있다.

2030세대는 취업과 결혼, 집구매를 포기한다는 '삼포세대'가 됐고, 한 가정을 책임질 4050 세대는 안정적 일자리에서 쫓겨났다. 평생 일을 했다는 60대는 다시 일자리로 나서야 했다. 정부가 만들어준 '알바' 일자리였다.

◇ 풀타임 고용률 '최악' = 지난 18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5세 이상 기준 '풀타임 환산 고용률'(FTE)은 58.6%로 관련 기록을 작성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FTE 고용률은 주 40시간 일한 것을 '취업자 1명분'으로 보고 산출한 '근로시간 반영 고용률'로 우리나라 FTE 고용률은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하락세다.

근로시간을 반영하지 않은 일반 고용률의 하락폭은 지난 3년 사이 0.6%포인트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FTE 고용률은 6.5%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지난해는 15세 이상 취업자 일반 고용률 감소폭은 0.8%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FTE 고용률은 전년 대비 감소폭이 3.4% 포인트에 달했다.

정부는 올해 4월 고용동향을 두고 "고용 회복이 뚜렷했다"고 자평했지만, 전문가들은 아르바이트 등 단시간 근무자 중심의 취업자가 늘어난 현상에 불과하고, 고용시장 회복의 바로미터인 풀타임 취업자의 회복은 매우 더디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지난 4년간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풀타임 일자리'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사상 최악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여파로 민간 일자리가 사라져 가고 있지만, 정부가 단시간 일하는 재정 일자리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삼포세대 2030 = 연령별로 보면 20~30대의 고용한파는 심각한 상태다. 일자리를 잃은 젊은 층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 여파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계속 줄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총 실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2000명, 14.7% 늘었다. 20대 실업률은 10.0%로 지난 1년 사이 0.9%포인트 증가했고, 3개월 연속 청년실업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2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수는 85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가 증가했고, 이는 2003년 이후 2월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이 중 20대가 58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17만1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취업준비자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을 위해 학원·기관 등에서 강의를 수강하거나 기타 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20~30대 청년 취업준비자가 총 76만명으로 전체 취업준비자의 89%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20대 9.3%, 30대 16.3% 증가했다.

◇ 좋은 일자리에서 쫓겨나는 4050 = 40대와 50대는 한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나이다. 보통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 시장의 허리로 평가되는 40대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 40대 일자리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에서 18만2000명, 5.2%가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단체·수리, 기타 개인서비스업에서 3만명(-2.6%), 예술·스포츠, 여가 관련 서비스업에서 1만1000명(-2.2%)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또 비교적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일자리도 좀처럼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이어온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1월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코로나 여파로 2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올해 4월 13개원 만에 다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되고 있다.

◇ 어쩔 수 없이 '알바' 나서는 60대 = 지난달 취업자 증가의 3분의 2는 60세 이상에서 나왔다. 지난달 취업자는 30대 9만8000명, 40대 1만2000명이 감소한 반면, 20대와 50대가 각각 13만2000명, 11만3000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60대는 무려 46만9000명이 늘었다.

분야별로는 임시·일용근로자는 전년 동기보다 41만7000명 증가했고, 업종별로는 공공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장기적인 일자리를 원하는 30~40대는 일할 자리를 찾지 못한 반면, 20대와 50~60대 생계를 위해 불안정한 일자리에 취업한 셈이다.

박재찬·은진기자 jc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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