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저금리의 수수께끼 어떻게 풀릴까

김충제 2021. 5. 19. 19: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들어 미국의 시장금리(국채 10년 수익률)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성장률을 고려한 적정금리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낮다.

미국의 경우 1970년에서 2020년까지 51년 동안 시장금리와 GDP 성장률이 연평균 6.2%로 동일했다.

지난해 3월 0.5%까지 떨어졌던 미국 시장금리가 최근 1.7%까지 상승했지만, 4%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 명목 경제성장률에 비해서 훨씬 낮다.

상승 속도는 느리겠지만 점차 시장금리가 적정수준(명목 GDP 성장률)에 근접해갈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미국의 시장금리(국채 10년 수익률)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성장률을 고려한 적정금리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낮다. 정상화 과정에서 금리가 더 오늘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시장금리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거의 유사하게 움직였다. 미국의 경우 1970년에서 2020년까지 51년 동안 시장금리와 GDP 성장률이 연평균 6.2%로 동일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로는 시장금리가 3.3%로 명목 GDP 성장률 3.8%보다 0.5%포인트 낮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년간 시장금리가 연평균 4.1%로 GDP 성장률 5.6%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3월 0.5%까지 떨어졌던 미국 시장금리가 최근 1.7%까지 상승했지만, 4%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 명목 경제성장률에 비해서 훨씬 낮다. 이런 현상을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저금리의 수수께끼'라 했다.

금리는 수많은 경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저축과 투자이다. 저축이 투자보다 많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선 중국의 고성장 과정에서 저축이 소비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고, 이것이 주요 자금공급원이 되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미국과 교역에서 5조50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고, 이 자금 일부가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데 사용되었다.

소득불균형도 저축 증대에 기여했다. 2000년 이후 세 번의 경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소득불평등 정도가 심화했다. 소득이 높은 계층의 한계소비성향은 낮다. 또한 기성세대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늘렸다. 장기적으로 9% 안팎이었던 미국의 가계 저축률이 지난해에는 16%까지 상승했다.

이 외에 낮은 물가상승률이나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은 산업구조로 전환도 저금리를 초래했다. 예를 들면 실리콘밸리형 테크산업은 철도·자동차 공장만큼 자금 수요가 크지 않다.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금리가 적정수준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쌍순환' 성장전략이 상징하는 것처럼 중국 정부는 소비 등 내수를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저축률이 낮아지고 세계에 자금공급 여력이 줄어들 것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고소득층에 부과하는 세금을 인상해 중산층을 육성할 계획이다. 고소득층의 저축이 중산층 이하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 접종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다. 특히 미국 가계소비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 지출이 크게 늘면서 저축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투자율은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4조달러 이상의 돈을 인프라 투자에 쓸 계획이다.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 등에 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 것이다. 여기다가 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인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 상승 속도는 느리겠지만 점차 시장금리가 적정수준(명목 GDP 성장률)에 근접해갈 것이다.

문제는 과다한 부채와 거품 영역에 있는 자산가격에 있다. 각국 정책 당국이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 가계, 기업 등 각 경제주체의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일부 자산가격에 거품이 발생했다. 저금리의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두 가지 문제가 터지고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는 또 다른 성장통을 겪을 수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