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백신·반도체..정상회담에서 뭘 주고 뭘 받을까

김경진 2021. 5. 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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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오늘(19일)부터 3박 5일 동안 미국을 공식 '실무 방문'합니다. 코로나로 막혔던 해외 순방을 1년 반 만에 재개하는 겁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두 번째 정상입니다.

두 정상은 첫 정상회담에서 백신 협력 방안, 대북 정책 공조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후 미국으로 출발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 시간으로 22일 토요일 새벽에 열립니다. 단독 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이 열리고, 회담 결과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합니다.


■ 한국, '백신 확보'에 가장 큰 성과 기대

외교의 기본은, '주고받기'입니다. 한국과 미국도 서로 원하는 걸 테이블에 올려놓고 주고받을 겁니다. 현재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백신 협력과 대북정책 공조, 반도체 등 신기술 협력, 한미동맹 강화 등입니다.

한국이 가장 원하는 것, 역시 '백신'입니다.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기술 이전과 위탁 생산 계약을 통해, '백신 허브'로 도약하는 게 정부 목표입니다.

백신 협력은, 관련 기업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대표가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업계에선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도 미국으로 향했는데, 노바백스와의 기술이전 계약이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백신 협조에 대해선, 미국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17일 코로나19 백신을 다른 나라와 나누겠다고 밝혔고,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을 우선순위로 놓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대북 정책 공조 방안, 지금 이 시각도 협의 중"

한국이 또 원하는 것, 대북 정책 공조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새 대북정책을 만들었습니다. '싱가포르 선언 계승' 등이 정책에 포함됐는데, 미국은 북한에 이 내용을 전달하겠다며 두 차례 이상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북한을 향해 대화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겁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대단히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원하는 건 플러스알파입니다. 종전선언, 남북 경협 등과 같이 북한을 대화로 이끌 결정적인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산가족상봉, 남북경협 등을 통한 남북 관계 개선도 추진하려고 하는데, 이를 가로막는 대북 제재를 일부라도 해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또, 북한이 예민해 하는 '인권'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목표인데,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미가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미국이 원하는 건 신기술 협력과 투자"

그렇다면 미국이 우리에게 원하는 건 뭘까요? 중국과 패권 경쟁 중인 미국 입장에선, '중국 압박'에 동참하길 가장 원할 겁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등 신기술 분야에서 미국 주도 공급망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미국은 정상회담 전날, 2차 반도체 대책회의를 열면서 삼성전자를 소집했습니다.

현대차 등 4개 기업은 선제적으로 약 40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마련했고, 관련 기업 총수들은 문 대통령을 따라 방미길에 올랐습니다. 문 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직접 찾는 일정도 검토 중입니다.

다만 미·일 정상회담 때처럼 중국을 직접 거론하거나 군사 분야 협력까지 약속하는 것은 우리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힘들 뿐 아니라 미국도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도 중요하지만, 최대의 교역국가인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다는 뜻을 여러 차례, 여러 경로로 미국에 전달했고, 미국도 수긍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고, 현재 임시 배치 중인 주한미군 사드(THAAD) 체계의 실전 배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은 나오고 있습니다.

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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