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백신외교 성과 주목..반도체·배터리 협상 지렛대

김현 기자 2021. 5. 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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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백신 협력 관련 다양한 방안 논의"..백신 '스와프'와 '생산 허브' 구상
韓기업 강점 있는 반도체·배터리 함께 협상테이블 오를 가능성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5.19/뉴스1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백신 수급 우려로 인해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선 무엇보다 '백신 외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목표한 11월 이전 집단 면역 달성을 위해선 백신의 충분한 수급이 필수적인 만큼 백신 개발·생산국인 미국과의 백신 파트너십 구축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1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질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백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백신 협력과 관련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안팎에선 한미 양국이 백신 협력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백신 스와프'를, 중장기적으로는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 논의에 초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와 관련,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18일(현지시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이 한국의 전염병 대유행 퇴치 지원과 글로벌 백신 공급 강화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양국간 백신 스와프와 한국의 백신 허브화 구상 등이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선 백신 스와프는 '5~6월 백신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한국이 백신에 여유가 있는 미국에 백신을 빌린 뒤 추후 한국이 받을 백신 물량으로 미국에 돌려준다는 구상이다.

현재 한국은 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지만, 공급시기가 주로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단기적인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리 정부에서 이같은 방안을 추진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도 백신 스와프에 긍정적인 신호를 발신하고 있어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기존에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만회분에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3종의 백신 2000만회분을 추가해 6월 말까지 모두 8000만회 접종분을 타국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역시 지난 13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5.19/뉴스1

백신 스와프보다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 구상이다.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미국과의 공조 방안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방미를 백신협력을 강화하고 백신생산의 글로벌 허브(중심지)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방미 기간 노바백스와 모더나 등을 대상으로 국내 제약업체가 2건, 정부가 3건 등 총 5건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백신 협력 담판'에 우리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가 협상 테이블에 함께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은 20년째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3개 배터리 기업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점유율은 31%에 육박한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갈등과 맞물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에 있어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전자 등을 초청해 반도체 품귀 사태 대응을 위한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하루 전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또다시 불러 반도체 회의를 개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 전기차 공장을 찾아 시승식을 갖고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라고 전제한 뒤 "지금 중국이 이 레이스를 앞서고 있으며 거침없이 하고 있다. 핵심 요소는 배터리"라며 "그들은 이 레이스에서 이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우리 기업들의 투자는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백신과 관련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엔 삼성·SK·LG그룹의 백신·반도체·배터리 사업 주요 경영진들이 경제사절단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문 대통령의 방미 기간 40조원이 넘는 규모의 미국 내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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