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 IT개발자 찾아 동남아로.."인건비 절반, 실력도 갖춰"
"20년 경력, 개발 해드립니다"
능숙한 한국어 메시지로 제안
기획·설계는 국내서 하고
단순 코딩은 현지에 맡겨
창업 열기 뜨거운 베트남
한국인 임원 두고 영업도
# 또 다른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CTO)인 B씨는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트인을 통해 베트남 정보기술(IT) 업체의 개발 외주 제의를 받았다. 메시지는 정확한 한국어로 "미국, 한국 기업의 개발 대행을 수년간 맡아왔다"며 회사를 소개했다. B씨는 "베트남 업체에 일을 맡기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개발 인력 부족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동남아나 인도 등 해외 전문 개발사에 외주를 맡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특히 베트남 지역의 IT 개발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미 'S3코퍼레이션' '애자일테크(AgileTech)' '인앱스(inapps)' 등 다수의 베트남 기반 업체들이 국내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업체 중에서는 한국인을 대표로 선임하거나, 임원·개발팀장을 맡기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들을 통해 외주를 원하는 한국 기업의 사업을 따오는 구조다. 또 한국어 능통자를 선발해 개발이 필요할 것 같은 기업에 이메일이나 링크트인 메시지를 보내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은 경험 있는 IT 개발 인력이 배출되기 위한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고, 교육 수준도 높은 편이다. 이효섭 플랫팜 대표는 "예전에는 베트남 개발자의 수준이 한국 개발자의 70~80% 정도에 그친다고 했지만, 현재는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며 "업무 외 시간에 시니어 개발자들이 개발 노하우를 후배에게 전수하는 등 학구열이 뜨겁다"고 전했다. 플랫팜은 인공지능(AI) 이모티콘 추천 솔루션 '모히톡'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으로, 베트남 캐릭터 사업을 위해 현지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모히톡은 삼성전자 갤럭시, 구글의 움짤 공유 사이트 '테너(Tenor)', 베트남 1위 메신저 '잘로(Zalo)' 등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2억명 이상 이용자에게 제공되고 있다.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고, 국내 개발 대행업체가 요구하는 비용도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가 새로운 대안이 된 셈이다. IT 업계에 따르면 이들이 제시하는 개발 단가는 국내 개발사를 통한 비용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예를 들어 개발자 1인당 1000만원이라면 동남아 개발사들은 1인당 최대 50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베트남 외주를 맡겨본 기업들은 국내 우수 개발자처럼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개발까지는 한계가 있지만, 단순 코딩 업무는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의 한 개발자는 "아직까지 동남아 개발사에 모든 개발 업무를 맡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도 "저렴하게 쓸 만한 수준의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에는 동남아 개발자를 찾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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