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류' 찬사에 "바람 운이 좋았다" 겸손했던 RYU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5. 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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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미국 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과 홈 경기가 끝난 후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화상 인터뷰 캡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연이은 호투에 현지 언론들도 가장 아름다운 수식어를 찾으려 경쟁이 붙었다. 19일 메이저리그(MLB) 데뷔 9년 만에 보스턴에 첫 승을 거둔 류현진에 현지 언론들의 헌사가 이어졌다.

토론토 구단은 이날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온 후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은 자신이 엘리트라는 걸 알아야 한다(Ryu should know he’s E L I T E)”고 적었다. ‘엘리트’라는 사실을 꼭 강조하고 싶었던 이유인지 ‘엘리트’의 스펠링은 대문자로 꼬박꼬박 박아 넣었다. 경기가 8-0 승리로 끝나자 “류는 매혹적입니다(Ryu is mesmerizing)”이라는 찬사가 이어 붙었다.

토론토 구단은 또 다른 SNS인 인스타그램에는 ‘화요일(Tuesday)’과 류현진의 성을 섞어 “류스데이(Ryuesday). 우리의 에이스가 7이닝 삼진 7개 무실점을 했다”고 적었다.

구단의 찬사와 별개로 매체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AP통신’은 “류현진이 거장다운(masterful) 7이닝 투구를 했다”면서 안타를 4개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 역시 류현진이 토론토의 강타선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며 최고라는 의미의 수식어를 써 “빈티지(vintage) 류였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을 ‘엘리트’로 치켜세운 미국 프로야구 토론토 구단의 트위터 게시물. 토론토 구단 트위터 캡쳐


이러한 찬사는 류현진이 3연승에 2경기 연속 7이닝 투구를 한 내용에도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오래 끌어오던 보스턴과의 천적관계를 털어내는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보스턴은 MLB 30개 구단 중 19일 현재 팀 타율이 0.261로 3위, 팀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763으로 3위인 강타선을 갖고 있다. 류현진 역시 역대 4번의 대결에서 3패를 당했지만 결국 9년 만의 첫 승을 빼어난 피칭을 빼내면서 정상급 투수의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많은 부분을 행운으로 돌렸다. 류현진은 이날 1회초 첫 타자인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초구부터 대형 파울홈런을 맞았다. 그때 중계화면에 크게 웃는 장면이 포착됐는데 이에 대해 “바람이 저번 주말부터 그쪽으로 불긴 불었는데, 바람이 살려줬다. 그래서 기쁨의 웃음이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1일 보스턴과의 시즌 첫 대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류현진은 “그때와는 달랐다. 컨디션도 좋았고 구종의 제구도 저번 경기와 달랐다. 그런 상황에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신도 위기상황에서는 평정심을 잃는 평범한 투수 중 하나라고 고백하면서 “하지만 상대를 알고, 내가 준비한 방식들을 생각하고, 한 번에 너무 무너지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던져서 제구가 좋게 됐다”며 “집중타를 맞을 수는 있겠지만 짧게 맞으려고 하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토로 옮겨온 후 메이저리그 데뷔 후부터 그를 따라다닌 뉴욕 양키스, 보스턴 등 강팀들과의 천적관계를 정리한 류현진은 앞으로 더욱 나아진 투구를 약속했다. 류현진은 “현재 몸 상태가 너무 좋다. 이런 이닝수와 투구수를 기록하도록 앞으로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혹적인 류’의 진짜 시즌은 마음의 짐을 던 지금부터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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