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보장성 보험 영업위축.."코로나에 저해지보험 규제 때문"

김수현 2021. 5. 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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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저)해지 보험상품개정안 시행
규제 앞두고 지난해 보장형 판매 늘어
삼성생명, 작년 판매 기저효과에 하락
보장성 높은 한화생명 전년 比 30% ↓
각 사 제공
삼성생명 1분기 신계약 APE/삼성생명 제공
한화생명 1분기 신계약 APE/한화생명 제공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의 보장성보험 영업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호황과 시장금리 상승 등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대형 생보사는 순이익이 300% 이상 증가하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부터 시행된 금융당국의 무해지보험 규제로 관련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5조18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줄었다.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에서 보장성 부문은 15.%로 감소했다. 신계약 APE는 신계약 체결 시 보험료를 1년 단위의 연납으로 바꾼 개념으로, 영업 실적을 나타낸다.

신계약 APE 중 연금 부문은 방카슈랑스 채널 중심의 시장 확대로 증가했으나 보장성 부문의 경우 지난해 4월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종신보험 판매 기저효과로 인해 하락했다. 건강상해 비중이 15.5% 증가했음에도 종신보험 비중이 34.8% 쪼그라들었다. 삼성생명의 보장성 APE 내 종신보험 비중은 지난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현재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화생명의 수입보험료도 올해 1분기 3조19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4% 줄었고, 보장성 APE는 30%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종신보험, CI보험, 단체 보장성 상품을 제외한 일반 보장성 APE는 30.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장성 부문의 하락에도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상품별 비중에서 보장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한화생명의 경우 감소폭이 더 컸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웃돌았고, 한화생명도 1942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보였으나 보장형보험에서 악화된 영업실적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의 보장성 APE는 815억원으로 소폭(0.6%) 감소했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34.6%, 26.5%의 감소폭을 보였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대형 생보사 대부분이 수입보험료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변액보험 등 신계약 호조로 수입보험료가 70% 이상 급증했다. 변액투자형 신계약이 1년 전보다 87% 늘면서 전체 APE도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으나 변액보장형 부문이 소폭 감소했다.

이처럼 올해 1분기 생보사의 보장성 APE 줄어든 것은 무(저)해지 보험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해 말 급작스럽게 증가한 코로나19 확산세와 무해지 상품 규제로 생명보험 시장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도 "신계약APE 감소와 관련해 "생명보험시장의 매출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 보장성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24% 정도 감소했다"며 "한화생명의 신계약APE는 시장 감소폭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고 밝혔다.

무해지 보험은 표준형 보험과 동일한 보장을 제공하면서 보험료는 15~30%로 저렴하지만 중도해약 땐 한 푼도 받을 수 없거나 적게 돌려받는 상품을 말한다. 저렴한 보험료라는 장점으로 2015년 첫선을 보인 이후 종신·암·어린이보험 등 다양한 상품에 접목돼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 5년간 판매된 무해지보험은 720만건에 달한다.

초기에는 금융당국이 판매를 장려했으나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국은 지난해 무·저해지환급금 보험 상품구조를 개선하는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무해지보험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올해 무(저)해지 환급형 보험상품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에는 일부 생보사들의 적극적인 절판마케팅으로 가입이 반짝 늘기도 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생보사의 종신보험 누적 초회보험료는 2892억원으로 직적 연도(2503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종신보험 누적 초회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과정에서 저렴한 보험료와 높은 환급률만 강조해 소비자 가입을 유인하고, 보장성 보험인 무(저)해지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으로 둔갑시키는 등 불완전 판매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도 했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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