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확 바뀌는 통합형 수능, 이과생에 유리할 듯

최예나 기자 2021. 5. 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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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3일 서울 동대문구 해성여고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고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고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11월 18일 치러질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까지와 다른 ‘확 바뀐’ 수능이 될 전망이다. 처음으로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으로 출제되는 ‘통합형’ 수능이 제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학은 지난해까지는 문·이과용 수능 문제지 자체가 다르고 점수도 따로 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요즘 수험생들은 이런 변화가 과연 입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이런 수능에서는 문과생이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올 3, 4월에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점수를 분석했더니 두 모의고사에서 모두 이과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에서 격차가 컸다. 현재 수능체제에서는 문·이과의 구분을 없앤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고교에서는 사실상 문·이과 구분이 남아 있다. 특히 수학에서는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문과,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하면 이과로 본다.

● 문과생 수능 점수에서 불리

이런 상황에서 이과생의 표준점수가 올라가다보니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 정시모집 지원 가능점수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문과생의 점수는 낮아지다 보니 인문·사회계열 합격점수는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다시 말해 자연계열 학과를 선택하면 건국대나 서울시립대에 갈 정도의 점수도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하면 상대적 우위를 누려 고려대나 연세대 합격도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3, 4월 모의고사에서는 문과생이 이과생에 비해 수학 평균점수가 20점 이상 뒤쳐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은 100점 만점 중 공통과목이 74점, 선택과목이 26점이다.

3월 학력평가에서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평균점수는 30.5점으로 미적분(50.6점)과 기하(44.1점)를 선택한 학생들에 비해 최대 20.1점 낮았다. 4월에는 그 격차가 21.5점까지 벌어졌다. 확률과 통계는 평균 36.0점, 미적분 57.5점, 기하 50.0점이었다.

수험생 3304명을 표본으로 등급대별로 살펴봐도 상위권에는 이과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3월 학력평가에서 1등급 중 이과생(미적분, 기하 선택자)은 92.5%, 문과생은 7.5%였다. 이과생은 2등급에서도 79.0%, 3등급에서도 58.3%로 문과생보다 많았다. 4월 학력평가에서는 그 비율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이과생이 1, 2등급에서 각각 82.0%, 75.6%를 차지했다.

같은 원점수 100점을 맞더라도 이과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3월 학력평가에서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표준점수는 150점인 반면 미적분 선택자는 157점, 기하는 152점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확률과 통계에서 실력이 저조한 학생은 미적분을 선택해서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표준점수를 높이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확률과 통계 선택자는 3월에 60.5%에서 4월에 59.0%로 낮아졌고, 미적분은 33.6%에서 34.6%로 올라갔다.

● 교차 지원시 합격 가능 대학권 바뀔 듯

정시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이 이과생이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걸 제한하지 않는다. 올해 수능에서 이과생은 표준점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교차 지원 전략을 잘 쓰면 상향 지원 및 합격이 가능할 전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3월 학력평가를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건국대 미래에너지공학과에 합격 가능한 점수는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하면 고려대 통계학과나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도 합격 가능하다. 동국대 통계학과에 합격 가능한 점수는 한양대 행정학과도 가능하다.

반면 올해 일부 문과생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이과생보다 등급도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위권 대학 중에는 인문계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자연계열보다도 높게 잡은 곳들이 있어서다. 고려대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의 인문계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인문계열은 4개 등급합이 7이지만 자연계열은 8이다.

인문계열에서 수시 미충원 인원이 늘어나면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 역시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하는 이과생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올해 수시 논술고사 치르는 대학 36곳

올해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36곳으로 지난해보다 3곳 늘었다. 지난해까지 적성고사를 치렀던 가천대, 고려대(세종), 수원대가 적성고사를 폐지하면서 논술고사를 도입해서다.

19일 진학사에 따르면 올해 논술고사는 11월 20일에 가장 많이 실시된다.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등 12개 대학이다. 다음날인 21일에도 8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등 상당수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직후 주말에 몰려 있다. 그러나 올해는 평일에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도 많아져 일정 중복이 늘진 않았다.

대학은 보통 계열 또는 모집단위 별로 논술고사를 다르게 진행한다. 날짜가 중복돼도 시간대가 다르면 응시할 수 있는 만큼 꼼꼼하게 일정을 체크해야 한다. 지난해와 일정이 달라진 대학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연세대는 논술고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능 이후에 치렀지만 올해는 수능 전인 10월 2일에 실시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연세대 논술전형 경쟁률은 2020학년도 44.38 대 1이던 것이 2021학년도 70.67 대 1까지 올랐다”며 “수능 전에 논술고사를 치르면 준비 부담 때문에 학생들 지원 심리가 약해져 올해는 경쟁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는 기존에 의예과 논술만 수능 이후에 실시하고 다른 모집단위는 수능 전에 치렀다. 하지만 올해는 전 모집단위가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본다. 올해 서울과기대와 서울시립대는 인문계열 모집단위 논술고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한국외대는 지난해에는 자연계열 논술고사를 실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시행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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