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새 목격자 나와도 "믿지 못하겠다"..왜 불신하나

정한결 기자 2021. 5. 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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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故) 손정민씨 사망에 대한 경찰의 발표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계속 나온다. '신원불상자가 입수했다'고 밝힌 사건 당일 목격자 7명에 대해서도 '갑자기 등장한 것이 이상하다,' '돈주고 샀다' 등의 루머가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족에 대한 정서적 몰입이 음모론으로 변질됐고, 언론과 경찰에 대한 불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을 키웠다고 진단한다.
"믿지 못하겠다"
19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새로 등장한 7명의 목격자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어두컴컴한 새벽에 걸어 들어갔는데 지금까지 왜 낚시꾼 7명이 신고를 안 한 것인가", "A씨가 한강을 떠나고 10분 뒤 남성을 발견했다고 거짓 진술을 사전에 짰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급기야 '경찰이 사건을 덮기 위해 목격 진술을 돈주고 샀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목격자는 갑작스럽게 등장하지 않았다. 경찰이 사건 당일 한강공원을 출입한 154대의 차량 소유주를 일일이 확인하던 중에 새벽에 낚시를 한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지난 12일 오전 9시30분 해당 목격자와 통화를 하던 중 진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판단, 함께 낚시한 7명을 모두 찾아냈다. 같은날 오후부터 목격자 7명에 대한 진술조사를 이틀에 걸쳐 진행했다.

경찰은 목격자 7명의 진술이 상당 부분 일치해 신빙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잠수부까지 동원해 해당 장소와 시간에 시연을 통해 목격자의 진술을 검증했다. 또 추가 목격자를 찾고 공원 인근 CC(폐쇄회로)TV 54대와 154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 중이다. 다만 입수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목격자들도 해당 남성이 수영을 하고 있어 응급 구조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것은 CCTV로 확인이 됐다.

이외에도 △'골든'이라는 단어가 '커닝'의 은어 △실종 당일 경찰차 6대 출동 △정민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시점 인근 편의점 CCTV에 포착된 남성 3명이 용의자 등의 이야기는 모두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아직도 온라인에서 확대재생산 중이다.
변질된 관심…음모론으로
전문가들은 유족에 대한 공감으로 국민적 관심이 쏠렸지만 그 관심이 음모론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관련 청와대 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얻는 등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에 국민들이 공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CCTV를 직접 분석하고 관련 제보에도 적극 나섰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민씨의 죽음은 타살이며 친구 A씨를 살인자로 묘사한다. 특히 A씨는 거대 권력가 집안으로, 관련 목격자를 매수할 수 있으며 언론의 보도와 경찰의 수사를 무마할 수 있다는 음모론도 내세운다. A씨의 삼촌이 전직 경찰 고위 간부, 부친이 대형병원 의사, 어머니가 대형 로펌 변호사 등 관련 루머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국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여론이 피해자한테 정서적으로 몰입됐다"면서 "정민씨 아버지가 (경찰 발표에) 대항하는 내용을 계속해서 내보내는 과정에서 여론의 정서가 정민씨에게 결합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계속해서 근거없는 루머, 음모론 등을 올리고 재생산된다"면서 "여론이 경찰 등의 공식적인 발표를 안 믿고 편향된 정보를 믿는 경향이 세졌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경찰과 언론의 무너진 신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 이번 사태는 언론과 공권력에 대한 신뢰도가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람들이 언론을 믿어야하나 경찰을 믿어야하나 등 누구를 믿어야할지 혼란에 빠진 모양"이라면서 "SNS나 단톡방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더 믿는 양극화, 편향적 인식이 더 강화되면서 악플을 다는 것처럼 아무런 근거 없이 의혹을 사실로 인식 중"이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사건 수사는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다"면서 "수사에 불필요한 혼선이 발생하거나 수사력이 분산되는 등 수사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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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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