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흡수 안되는 운동복·물 새는 베레모..병사 피복 수십만벌 '불량'

업체 8곳, 최근 1~5년간 총 182억원어치 납품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수년간 병사들에게 지급된 활동복(운동복)과 베레모 등 피복류 수십만 벌이 불량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8개 업체가 군에 납품한 피복류 6개 품목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8개 업체의 봄·가을 활동복과 여름 활동복, 베레모 등 3개 품목이 기준 규격에 못 미치는 원단으로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2개 업체가 2년간 군에 납품한 봄·가을 활동복(19만5000여벌)은 기준 규격보다 변형과 변색이 빨랐다.

또 5개 업체가 5년간 납품한 여름 활동복(30만8000여벌)은 땀 흡수가 잘 안 되거나 쉽게 찢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고, 1개 업체가 1년간 납품한 베레모(30만6000여개)는 방수 능력이 기준 미달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는 방사청의 현행 '방위사업 품질관리 규정'상 활동복처럼 대량생산·납품이 이뤄지는 품목은 공인기관의 품질인증서만 있으면 계약·납품이 가능한 허점을 이용, 정상 제품으로 품질인증을 받은 뒤 기준 미달 제품을 군에 납품했다고 한다.

이들 8개 업체의 납품 계약 규모는 Δ봄·가을 활동복 78억원 Δ여름 활동복 87억원 Δ베레모 17억원 등 총 182억원에 이른다.

방사청은 이들 업체 가운데 불량 여름 운동복을 납품한 A사(계약 종료)에 대해선 올 2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다른 7개 업체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일단 시정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이 같은 납품 관련 규정 악용사례를 막기 위해 납품된 군수품에 대해서도 무작위 검사를 실시하고, 불량 업체를 즉각 퇴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ys4174@news1.kr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