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의 하버드' 하워드마저..

이평화 2021. 5. 19. 14: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 등 걸출한 인재를 양성해온 미국 하워드대가 고전학(Classics) 전공을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인종분리정책이 있던 시절, 흑인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가도록 설립된 대학인 'HBCU(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 중 한 곳인 하워드대는 그간 'HBCU' 중 유일하게 인문학 교육에 중점을 두며 고전학과를 운영해온 학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 등 배출 명문대, 고전학과 폐지

“지적 삶으로부터 유색인종 고립시키는 행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 등 걸출한 인재를 양성해온 미국 하워드대가 고전학(Classics) 전공을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인종분리정책이 있던 시절, 흑인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가도록 설립된 대학인 ‘HBCU(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 중 한 곳인 하워드대는 그간 ‘HBCU’ 중 유일하게 인문학 교육에 중점을 두며 고전학과를 운영해온 학교다.

흑인 지성의 성지와도 같은 이 대학을 일컬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흑인들의 지적 삶의 중추”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이 대학 역시 최근 몇 년 고전학 전공 지원자가 줄면서 학과 운영이 어려워졌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폐지가 결정된 것이다.



◆하워드대에서 연설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연합뉴스

이 대학 앤서니 우토(Anthony Wutoh) 교무처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고전학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실용적으로 적용되도록 교육 내용을 현대화해야만 한다”며 고전학 전공 폐지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흑인들이 가난을 벗어나도록 직업교육만 하는 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교육으로 지성을 양성해내는 것이 이 학교의 설립 목표인 만큼 단순한 실용 논리로 고전학과 존폐를 결정해선 안 된다는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마치 고전학과 같은 지적 사유의 영역에는 흑인들의 기여가 필요 없다는 상징적 선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뿐더러 사회 취약계층인 흑인들에게 직업 교육을 강조하는 사회적 흐름에 합류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 1965년 하워드대에서 연설하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연합뉴스

하워드대 학생들은 앤서니 우토 교무처장에게 서신을 보내는 등 고전학 전공 폐지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흑인 인권운동 및 좌파 정치의 지도자 격인 하버드대 코넬 웨스트 교수는 하워드대의 이러한 행보를 ‘영적 재앙(spiritual catastrophe)’이라고 칭하며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했다.

온라인에선 고전학 전공 폐지 반대 청원이 진행 중이고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는 “하워드대 고전학을 살려주세요”(#SaveHUClassics)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한편, 고전학 자체가 백인 중심적 학문이며 흑인 사유에 있어서의 역할은 어차피 유명무실했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한 고전학 전공을 폐지한다고 해서 고전학 교육이 전면 중지되는 것도 아니라고 고전학과 폐지 지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미국 = 이평화 글로벌 리포터 pyunghwa1837@gmail.com

■ 필자 소개

미국 보스턴 거주

영문학 박사 ABD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