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육의 전통 '학교 캠프'

뉴질랜드에서 캠핑은 19세기부터 시작된 학교 교육의 전통이다. 뉴질랜드 학교들은 신체 활동, 독립심, 집단 유대감 등 다양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캠핑을 주요 학교 교육에 포함한다.

학교 캠프가 처음 시작된 이유는 기숙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들의 여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1930 년 경, 정부 발행 교육 잡지 <에듀케이션 가제트>가 ‘전인적인 아이(whole child)’를 위한 교육으로 캠핑을 소개하면서 교육 과정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1970년 대에는 뉴질랜드 대부분의 학교가 캠프를 학교 교육의 한 요소로 받아들였고 1999년에 학교 캠프는 공식적인 교과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1995년 학교 캠프에 학생들 ⓒUpper Hutt Leader Collection  

과연 학생들은 학교 캠프의 경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기억할까? EBS 글로벌 리포터가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중고등학교 때의 학교 캠프에 대해 물었다. 

티파니(가명): 보통 한 일주일 동안 캠핑을 가요. (길게는 2주) 일 주일 동안 도시와 떨어져서 자연 속에서 사는 거죠. 인터넷도 전화도 안 되는 곳에서요.

채드(가명): 캠핑을 가면 아침 7시 쯤 일어나서 밥해 먹고, 게임도 하고 카약, 카누도 타면서 하루를 보내죠.

조지아(가명): 정말 힘들긴 했어요.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요? 집에 오는 버스 안이죠. (모두 웃음). 제일 좋았던 순간은 땀 흘리며 생활하다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는 거였어요. 그 순간 내가 이 곳에서 자연과 함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지요.



◆1-2주 간 진행되는 중고등학교 학교 캠프 ©뉴질랜드 정부 백과사전

아이리스(가명): 우리 학교는 캠핑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트램핑(트래킹+캠핑)을 했어요. 트래킹을 하고 가다가 텐트치고 야영을 하는 거죠. 다행이 학교 측에서 차로 짐들을 가지고 따라오기 때문에 우리는 걷기만 할 수 있었어요. 걷는 것 만으로도 힘들거든요. 한참을 걷다 물을 만나면 수영을 하고,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 마시멜로를 구워 먹던 것이 기억나요.

현재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인 <오타고 보이스 하이스쿨>의 학부모와도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샐리(가명): <오타고 보이스 하이스쿨>은 뉴질랜드에서 역사가 꽤 오래 되었잖아요. 따로 캠핑장이 있어요. 깊은 산속에 들어가면 연락이 두절되는데 매일 학생 대표가 내려와서 교장 선생님과 송신을 해요. 그 때 연락이 없으면 문제가 생겼구나 하죠. 아이들이 불도 직접 피우고 어떤 아이는 살이 약 10 kg이 빠져서 옵니다. 

학교 캠핑을 다녀오면 자기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이 커지는 것 같아요. 요리도 배워오고…빨래하는 것도요.

뉴질랜드 교육부는 캠핑 전문 단체 EONZ(Education Outdoors New Zeland)과 함께 뉴질랜드 학교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캠핑이 현대 각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학교 캠핑을 위한 교사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아직 학교 캠프 경험이 없는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는 다양한 캠프 사전 교육을 실시해 실제 캠핑에 대비한다. 예를 들어 '만약'에 라는 시나리오 게임을 통해 감정 표현법과 돌발 상황 대처법을 훈련해 캠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줄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뉴질랜드의 학교 캠프는 계속됐다. 다만 다음과 같은 철저한 안전 지침 속에서 시행됐다. 

- 캠프 내 사람들과 1 m 거리 두기

- 공공 장소에서 외부 사람들과 2 m 거리 두기

- 몸이 아픈 사람은 캠핑 장에 들어오지 말 것

- 누구와 함께 여행하는지 기록하기 

- 누가 언제 어디서 서로 접촉하였는지 기록하기

뉴질랜드 = 조현아 글로벌 리포터 hyunahanes@naver.com

■ 필자 소개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 교육학과 보조 강사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 음악치료학 박사과정

뉴질랜드 및 한국 공인 음악치료사

이화여자대학교 음악치료교육석사 및 동대학 심리학 학사

전 수원 또래숲속 발도르프교육 예술원 음악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