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5층 빌딩 난데없이 '휘청'..수천명 대피 아수라장

인근 지진 없었지만 강풍 불어
공진 현상 원인으로 꼽기도

선전 SEC 플라자.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에 위치한 75층 짜리 초고층 빌딩인 ‘SEG 플라자’가 갑자기 흔들리며 입주 상인과 고객 등 수천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999년 지어진 이 건물은 높이가 355.8ｍ로 중국에서 5번째로 높고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과 비슷하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선전시 푸톈(福田)구 화창베이(華强北) 전자상가에 있는 SEG 플라자가 흔들려 이 건물 안에 있던 사람이 모두 밖으로 피신했다. 건물은 이미 폐쇄된 상태다. 이날 선전이나 인근 지역에 지진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화창베이 거리에 위치한 SEG 플라자가 갑작스럽게 흔들렸다는 보고를 받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선전 응급관리국은 기상 관측 결과 당시 일대에 시속 27km로 바람이 분 것이 빌딩 흔들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푸톈구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 결과 건물 주변의 바닥이 갈라지거나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간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중국 건설과학산업회사 소속 수석 엔지니어 루 지안신은 지역지와 인터뷰에서 “정확한 원인은 공식 조사를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면서 공진 현상을 한 원인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진 현상이란 물체마다 각기 다른 ‘고유 진동수'와 일치하는 진동이 어느 물체에 가해졌을 때 작은 힘으로도 큰 진동이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다행히 사상자나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에서는 겁에 질린 수백명이 좌우로 흔들리는 건물 앞에서 정신없이 도망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빌딩 인근은 이날 오후 6시까지 교통이 통제됐다.

화창베이의 랜드마크인 ‘SEG 플라자’엔 용산 전자상가와 비슷한 싸이거 전자시장과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다. SEG 플라자는 건축 당시 2.7일마다 한 층씩 올리는 ’선전 속도'로 화제였다. 화창베이는 지난 1982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1번지’로 통한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