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의 교통돋보기]GTX-D 서울행, '떼법' 아닌 출퇴근시민 '단비' 되려면?

김희준 기자 2021. 5.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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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D·김부선 낙인찍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김포·검단주민 반발
강남연결 고집 땐 '집값용' 떼법 오인 가능성..강남 출퇴근비율도 낮아
김포시민들이 정부의 김포~부천 GTX-D노선 발표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8일 김포시 구래동의 한 아파트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5.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2007년 경기도가 당시 국토해양부에 제안한 신개념 광역교통수단입니다.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한다는 취지에서죠. 경기에 주거를 두고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정책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 GTX는 기존 지하 20m 내외의 수도권 지하철보다 깊은 지하 40~50m의 대심도터널을 뚫고 노선을 직선화해 시속 100㎞이상 운행하도록 만듭니다.

◇김부선 낙인찍힌 GTX-D, 김포·검단주민 반발

애초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1~2015년)에 도입됐던 GTX는 도입시기가 늦춰지면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6~2025년)에 다시 포함돼 진행 중입니다.

현재 GTX 사업은 A(경기 파주 운정∼화성 동탄역), B(인천 송도∼경기 마석역), C 노선(경기 양주∼경기 수원역) 등 3개 노선 모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해당노선을 통해 경기도나 인천에선 목표했던 것처럼 서울 도심간의 출퇴근 시간이 2~3시간에서 20~30분 이내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요.

반면 GTX-D 노선은 갈 길이 험난합니다. 제4차 철도망 계획에서 그려진 노선이 김포와 부천운동장을 잇는 속칭 '김부선'에 머물면서 서울과의 '직결'을 원하던 김포와 검단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역구 여당의원은 물론, 이낙연 전 대표까지 4차 철도망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입니다. 내달 말 4차 철도망의 확정을 앞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안팎에선 인천 송도에서 출발하는 GTX-B 노선과 D 노선을 연계해 용산이나 여의도를 연결하는 대안이 거론됩니다. 김포에서 서울의 중심격인 용산이나 여의도를 잇는 노선이 생기면 당장 2량짜리 '김포 골드라인' 출퇴근 혼잡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조금 더 속 이야기를 취재해보니 '여의도·용산' 노선안은 4차 철도망 논의 당시 사실상 다음 수순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GTX-B와 D 노선의 민간사업자 간 협의가 진행돼야 하는 '변수' 탓에 노선을 확정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정부도 나름대로 김포·검단 주민의 서울도심 연결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공식화할 수 없는 탓에 그간 반대여론을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귀띔입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7일 오전 김포 골드라인 장기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지하철로 출근하며 출근길 혼잡도를 체험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실 제공) 2021.5.17/뉴스1

◇서울연결 희망주는 여의도·용산 노선, 김포·검단주민 달랠까

최소 민간사업자가 확정된 이후에 제안했을 법한 노선안을 수면 위에 띄운 것은 정부가 큰 부담을 감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토 수준의 보도에도 해당지역을 제외한 많은 이들이 '떼법'에 넘어갔다는 비판을 하는 실정이니까요.

문제는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김포·검단 주민들이 굳이 '원안'이라고 주장하는 '강남연결' 노선을 고집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입니다. '강남연결' 노선을 건설하기 위해선 약 6조원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이는 김포시에서 김포골드라인을 지을 때 부담했다는 교통분담금 1조5000억원의 4배 수준입니다.

기존 GTX 노선과 연계해 효율성을 살리는 대신 굳이 김포·검단과 강남을 잇는 직통만을 고집한다면 그동안 해당지역의 반발을 '떼법'으로 치부했던 반대여론에도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출퇴근의 어려움은 핑계일 뿐이고 강남연결 GTX 노선을 통해 김포·검단의 집값상승을 노린다는 비판에 빌미를 주기 때문입니다.

강남권을 오가는 김포지역 출퇴근시민의 비율이 10명 중 채 1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기관의 분석도 '강남연결' 노선 요구의 과도함을 방증합니다.

저는 국민 모두 어느샌가 교통인프라에 대한 수많은 논란과 주장을 지켜보면서 저마다 눈금이 뚜렷한 저울 하나씩을 가지게 됐다고 봅니다.

어려움엔 항상 공감하지만 지역의 이익에만 함몰된 주장엔 칼 같이 자르는 '집단지성'이 그 저울추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 내부에서 검토되는 '여의도·용산' 노선안이 어느 정도 무르익고 그것이 김포·검단시민의 출퇴근길에 뚜렷한 개선책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괜찮은 대안이라면 국민의 관심이 높고 정책부서의 목소리를 가깝게 들을 수 있을 때 가장 빠른 사업진행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모두가 상생하는 전략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 뉴스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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