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연봉인상' 크래프톤도 인건비 직격탄..신작 '반등' 이끌까

김근욱 기자 2021. 5. 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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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성과급 잔치한 크래프톤..실적 악화 '부메랑'
'배그 모바일 인도' 18일 사전예약 시작..하반기 반등 노린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개발자 연봉 일괄 2000만원 인상을 선언하며 업계 최고 대우를 내세운 크래프톤이 뼈아픈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크래프톤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연봉인상 릴레이를 이은 성과급 잔치까지 벌인 탓에 '인건비 급증'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2021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고 1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610억, 당기순이익은 194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1%, 31% 감소했다.

◇ 연봉·성과급 잔치한 '크래프톤'…실적 악화 '부메랑'

크래프톤이 올해 초 보여준 행보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지난 2월 게임업계서 벌어진 '연봉인상 레이스'에 참전한 크래프톤은 개발직군, 비개발직군 연봉을 일괄 2000만원, 1500만원 인상했다. 대형 게임사의 개발직군 연봉인상액인 엔씨소프트 1300만원, 넥슨 800만원, 넷마블 800만원을 훌쩍 웃도는 금액이다.

이어 지난 3월 크래프톤은 해외 거점 오피스 구성원들을 포함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총 3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일부 핵심 개발자에게 집행된 인센티브는 개인별 연봉 대비 평균 30% 수준. 어림잡아도 1500만~2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같은 크래프톤의 파격적인 행보는 '실적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크래프톤의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338억 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가 1년 동안 678명에서 1211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급여 총액도 123억 원에서 343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성과 보상과 인센티브 금액도 전체 20억 원에서 199억 원으로 늘어났다.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 크래프톤 '원게임 리스크' 찾아왔나?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은 크게 증가한 반면, 게임 매출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크래프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배틀그라운드 IP 영향력이 자연스레 감소한 탓이다. 그간 게임업계에서 크래프톤의 한계로 지적한 '원게임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난 모습이다.

크래프톤의 주력 부문인 모바일 게임 매출은 2021년 1분기 3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PC 온라인게임은 660억원, 콘솔은 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64% 감소했다.

글로벌 매출도 감소했다. 크래프톤의 지역별 매출은 아시아가 4029억원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했고, 한국은 261억원으로 5.6%, 북미 및 유럽은 233억원으로 4%를 차지했다. 한국 매출은 소폭 상승했으나 아시아 지역 매출은 630억원가량 줄었고, 북미 및 유럽 매출도 76억원가량 줄었다.

그간 크래프톤은 매출 대부분이 지난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IP에 집중돼 있다는 '원게임 리스크'를 한계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전략을 보이며 견조한 성장을 보여왔지만, 올해 글로벌 매출 또한 전반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원게임 리스크 한계가 부각됐다는 지적이다.

◇ '배그 인도' '배그: 뉴스테이트'…하반기 반등 노린다

사실 '신작 부재'와 '인건비 급증' 현상은 비단 크래프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게임업계의 '3N'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의 1분기 실적도 인건비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다. 넥슨과 넷마블은 지난해 출시한 신작 효과로 선방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엔씨소프트는 성장보다 임직원들의 보상에 더 큰 초점을 두면서 다소 주춤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7% 줄어든 56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30% 감소한 5125억원, 당기순이익은 59% 줄어든 802억원이었다.

게임사들은 이같은 실적 악화에 대해 '신작 출시'를 선언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전직원 연봉인상으로 전년대비 인건비가 상승했지만, 신작 효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성과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도 이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사전예약을 인도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인도 정부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중단' 시킨 후 8개월 만의 재진출이다.

이어 "올해 하반기엔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펍지 스튜디오에서 직접 개발한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NEW STATE'를 출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작과 별개로 인건비 부담은 게임사가 앞으로 가져가야 할 '리스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는 일회성이라 하더라도 연봉은 고정비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신작 출시가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닌 만큼 게임사들은 위기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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