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美하원의장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으로라도 보이콧하자"

각국 정상에게 "선수들 집에서 응원하자"며 호소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에 침묵해선 안돼"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며 내년 2월 개최 예정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단을 아예 파견하지 않는 전면 보이콧의 대안으로 국가 원수 등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지 말자고 제안한 것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펠로시 의장은 18일 화상으로 진행된 의회 상하원 합동 청문회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외교적 보이콧’을 제안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행사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은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낼 도덕적 권위를 잃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그대로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각국 정상들이 올림픽 경기장을 방문하는 동안에도 (신장·위구르 지역에서의) 대학살은 계속될 것”이라며 “침묵은 용인될 수 없다. 자국 선수들을 집에서 응원하자”며 외교적 보이콧을 거듭 제안했다.

티베트 난민들이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며 만든 조형물. /AP 연합뉴스

앞서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이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다.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올림픽 출전 기회를 봉쇄되선 안된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정치권은 진화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우리는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어떤 공동 보이콧도 논의한 적이 없고,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으며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보이콧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펠로시 의장이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베이징을 찾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제안한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하며 서방 진영 국가들의 전면 보이콧을 주도한 바 있다. 이는 4년 뒤 LA올림픽에서 공산 진영 국가들의 보복성 보이콧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