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영업손실 냈지만..'슈퍼사이클' 기다리는 韓조선업계

구교운 기자 2021. 5.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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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잔고 확보로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가능..2~3년 후 반영
환경 규제 영향으로 LNG추진선 수요 상승 전망..韓조선사들 '경쟁력'
조선 3사 로고. (각 사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빅3 조선사 중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2곳은 1분기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조선 발주 호황과 환경 규제 속에 '슈퍼사이클'을 기다리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6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5068억원, 2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부진했던 수주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분기 실적 부진에도 조선업계는 조심스럽게 '슈퍼 사이클'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1~4월 누계 수주량은 1543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이는 최악의 불황 시기로 꼽히는 2016년 수주량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조선 3사는 5월 현재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총 92억달러(103척)를 수주해 연간 목표 149억달러의 62%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맺은 건조 계약은 51억달러(42척) 규모로 연간 수주목표 78억달러의 65%에 해당한다. 삼성중공업은 목표를 91억달러로 상향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5.4억달러를 수주 목표 77억달러의 33%를 달성, 나머지 2곳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오는 7월 계약할 예정으로 전해지는 만큼 격차는 줄어들 전망이다. 공사 규모는 2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수주 호조 속에 각 조선사는 2년치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도크가 채워진 만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해졌고 선가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해 후판 가격 상승분을 선가에 반영하는 등 선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선업계의 '헤비 테일'(heavy tail) 계약 특성상 2~3년 이후에 실적에 반영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도 국내 조선업계에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30년까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40%, 2050년까지 70% 감축하기로 한 상황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이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소가 건조하는 주요 선종의 전체 중고선박량은 2만6000여척인데 이중 8400여척은 개조를 통해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반면 나머지 1만7000여척은 개조가 이난 LNG추진선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1만7000여척의 중고선박이 앞으로 (2030년까지) 10년 동안 전량 교체가 되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1500~1700여척의 신조선 발주 수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세계 최대 저황유 벙커링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2020년 1~3분기 LNG 판매량은 6만4122톤으로 2019년 연간 판매량 3만1944톤을 넘어서는 등 LNG선박 판매량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여기에 18개국 주요 27개 항구에서 개방형 스크러버(scrubber) 설치 선박의 입항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LNG추진선박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스크러버는 IMO의 황산화물 배출량 감축 정책에 따라 선사들이 고황유의 오염물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저감하기 위해 선박에 설치한 장치다. 배기가스 내 황산화물을 알카리성인 해수를 이용해 씻어내는 방식인데, 해수 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크러버가 필요 없는 저황유를 사용할 경우 엔진 손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 조선사들은 전 세계 LNG선 발주의 70%를 수주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조선업의 선박 총공급 총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일본과 중국 조선업에선 이들 선박에 대한 정상적 건조와 인도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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