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아이언 돔 있으니 안심이다”

이벌찬 기자 2021. 5.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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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 경보가 울리면 덜컥 겁이 나지만,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사는 토머(Tomer)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포 공격이 한창인 지난 1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렇게 말했다. 젖먹이를 키우는 아버지인 그가 ‘실전 상황’에도 동요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언 돔(Iron Dome)’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아이언 돔은 로켓·포탄 공격에서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스라엘이 공동 개발한 요격미사일이다. 레이더로 날아오는 위협 물체를 탐지해 공중에서 파괴한다.

지난 10일 발발한 이·팔 분쟁의 시비(是非)를 떠나서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 국민의 수호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 주요 도시인 예루살렘·텔아비브에 2000발 이상의 로켓포를 발사했다. 그러나 아이언 돔이 90~95%의 로켓포를 막아낸 덕분에 이스라엘 마을·도시에 떨어진 로켓은 수십 발에 불과하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9명으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 130여 명보다 압도적으로 적다. 조노선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의 구원자(a life saver) 아이언 돔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의 희생자는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했다.

덕분에 이스라엘 정부도, 국민도 ‘전쟁 공포’에 시달리지 않는다. 울리크 프랭크 유럽연합 외교위원회 소속 전문가는 “이스라엘이 아이언 돔 덕분에 외부 공격 속에서도 정상적인 일상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아이언 돔이란 보호막 안에서 팔레스타인의 공격에 맞서 싸울지,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할지 결정할 ‘자유’를 얻었다”고 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군사 기술 전문가 저스틴 브롱크는 아이언 돔에 대해 “(이·팔) 군사 대치 국면에서 심리적 구도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이 2000년대 들어 하마스의 로켓 공격 등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 개발하고 2011년 실전 배치했다. 전국 10곳에 포대가 설치돼 있다. 재장전 없이 800발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요격미사일 한 기 가격은 4만~8만달러(약 4500만원~9000만원)로 ‘가성비’도 좋은 편이다.

지난 2010년 연평도를 방사포(다연장로켓)로 포격했던 북한은 팔레스타인보다 더 위협적인 로켓을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다. 유사시 한 시간에 최대 1만6000여발의 로켓탄을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신형 방사포를 개발하며 전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한국형 아이언 돔’ 도입은 빨라도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방사포에 맞설 마땅한 요격 수단이 없다면 우리 국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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