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처럼 친 4할 타자 강백호 "시프트 뚫었다고? 그건 너무 만화 같잖아요" [스경xMVP]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5. 1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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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연합뉴스


강백호(22·KT)는 올시즌 집중 견제를 당한다. 타석에 서면 상대 내야진은 수비 위치를 옮긴다. 보통은 왼손 타자인 강백호가 당겨치기 쉬운 코스를 막으려 1·2루 쪽을 촘촘히 채운다. 지겹게 따라붙는 내야 수비 시프트는 잘 치는 타자들을 가끔 슬럼프로 밀어넣기도 하지만 강백호는 간단히 뛰어넘고 있다.

강백호는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0으로 승리한 KT의 단 1타점이 강백호의 3안타 중에서 나왔다.

두산 내야진은 강백호가 타석에 설 때마다 수비 위치를 조정했다. 1회말 1사 1루에서 3번 타자 강백호가 나서자 두산은 유격수 김재호를 2루쪽으로 붙였다. 그러나 강백호는 두산 선발 워커 로켓의 3구째 체인지업을 밀어쳤다. 타구는 두산 내야진이 비워놓은 공간을 뚫고 좌전안타가 됐다.

강백호는 0-0이던 3회말에도 안타를 쳤다. 1사 1·3루 절호의 기회였다. 두산 내야진은 이번에는 정상 수비를 했다. 1루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1루수는 베이스에 붙어있었다. 강백호는 로켓의 3구째 체인지업을 이번에는 당겨쳤다. 바운드 된 뒤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빠진 타구에 3루주자 심우준이 홈을 밟았다. KT의 이날 결승 득점이 됐다.

6회초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강백호는 8회말 1사후 다시 안타를 쳤다. 두산 내야진은 다시 시프트를 한 상태였다. 3루수 허경민이 유격수 위치에 서고 유격수 김재호는 2루 가까이로 붙었다. 두산 불펜 이승진의 6구째 커브를 받아친 타구는 밀렸으나 좌익수 앞에 똑 떨어졌다. 시프트를 해도, 안 해도 강백호는 밀어치고 당겨치고 운까지 더해 매타석 출루했다.

강백호는 “시프트를 피해서 이리저리 친다는 것은 너무 만화 같은 얘기다. 오늘도 타이밍 잘 맞은 타구는 없었는데 운이 좋아 타구가 그쪽으로 갔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사실 시프트가 신경 쓰이기는 한다. 그래서 번트 동작도 해보는 것이다. 시프트 수비에 잡혀서 아웃되면 다음에는 시프트 반대쪽으로 가서 안타도 되는 거고,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현재 리그 전체 타자 중 유일하게 4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전 0.401이었던 타율은 이날 3타수 3안타를 치면서 0.414로 뛰어올랐다. 월등하게 타격 1위를 기록 중인 강백호는 안타(58개)와 출루율(0.479) 1위에 타점도 공동 1위(38개)다.

타석에서는 무심한 표정으로 경기하지만 요즘은 경기가 끝나면 타율을 확인한다. 강백호는 “매경기 안타 하나씩만 유지하자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매일 타율을 확인은 한다. 내가 언제 또 4할을 치고 타율, 안타, 타점 1위를 해보나 싶어서 캡처도 해놨다”고 웃었다.

올시즌 로하스의 공백을 나눠맡기로 한 KT 타자들 가운데서도 중심타자 강백호의 몫은 가장 크다. 시즌 전 마음먹은 만큼 강백호는 아주 잘 출발하고 있다. 강백호는 “전에는 항상 치겠다고 공격적인 마음이 강했는데 올해는 경기할 때 좀 차분해진 것 같다”며 “준비한 것이 생각보다 좀 더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유지하고 더 끌어올릴지가 중요하다.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한참 남은 올시즌, 끝까지 잘 달릴 생각만 하고 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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