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죽음 되풀이 '항만'..10년 동안 33명 사망

김지숙 2021. 5. 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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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택항 부두에서 일하던 청년, 이선호 씨가 사고로 숨진 뒤 안전 책임자도 없는 불법적인 도급 행태 속에 항만 노동자들이 위험에 방치돼왔다는 것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뒤늦게 정부가 이번주부터 전국 5대 항만과 컨테이너 소유업체들의 실태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KBS는 항만 노동자의 안전 문제, 집중 보도합니다.

먼저 산재 실탭니다.

지난 10년 동안 전국 항만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가 서른 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지숙 기잡니다.

[리포트]

고 이선호 씨가 컨테이너 벽체에 깔려 숨진 평택항, 사망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년 전에도 장비를 점검하던 20대가 떨어지는 자재에 깔려 숨졌습니다.

불과 다섯 달 뒤엔 30대 노동자가 고장난 굴착기와 배 기둥 사이에 끼어 또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형장비가 많은 항만 특성상, 한번 사고가 나면 중대재해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 "정말 거기는 어디 뭐 속된 말로 약간만 스쳐도 사망 아니면 중태라는 그 정도로 큰 장비들이 오고 가고, 조금만 한눈 팔다 보면 얼마든지 그런 데서 사고가 날 수 있고요."]

지난 10년 동안 전국 11개 항만에서 일어난 사고는 모두 천2백여 건, 숨진 노동자만 33명입니다.

컨테이너나 기계에 끼이거나 깔리고.. 중장비에 치이는 사고가 가장 많았습니다.

높이 쌓은 화물 등에서 떨어지는 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평택항 노동자/음성변조 : "물건 자루가 있어요. 막 쌓아놨어요, 차 위에 2단, 3단. 사람이 맨몸으로 올라가요. 그러면서 떨어진 사람들이 많아요."]

사고 때마다 허술한 안전 조치와 부실한 관리 감독 등이 매번 지적돼왔습니다.

고 이선호 씨 사고 뒤 뒤늦게 정부가 긴급 점검에 나섰지만, 노동자들은 이번에도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평택항 노동자 : "(사고 이후에, 주의하는 것 같다는 부분도 있나요?) 없어요. 아직들 다 정신 못 차렸어. 시간이 지나가면 끝나겠지 생각합니다. 내가 조심해야지, 옆에서 감독해주는 이런 사람들 없어요."]

정부는 오는 28일까지 항만 긴급 점검을 마친 뒤 안전 위반 사항에 대해선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용부와 해수부 합동으로 항만 하역작업의 위험요소를 찾아내 제도를 개선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창준

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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