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시민 추모 물결.."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손준수 2021. 5. 1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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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오늘 5·18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이 열린 국립 5.18 민주묘지에는 종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유족과 시민들은 41년이 되도록 계엄군의 만행과 관련해 여전히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성토했습니다.

손준수 기자가 유족과 시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오월.

아흔이 넘은 노모는 올해도 아들을 찾았습니다.

5·18 최초 희생자 청각장애인 김경철 열사의 묘빕니다.

백발의 어머니는 묘비를 어루만지며 한 맺힌 설움을 토해냅니다.

[임근단/유족 : "폭도, 빨갱이, 광주 사태, 그 누명 벗기려고 엄마가 고생 많이 했다. 너무너무 힘든 고생을 했지만, 우리한테도 하늘이 햇빛을 비추려고..."]

아들의 첫돌을 축하하러 왔다가 돌아간 친구는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그립고 미안한 마음에 해마다 5월 이면 친구를 찾아 막걸릿잔을 따릅니다.

[김상호/광주시 두암동 : "백 방을, 병원을 다 찾아다녔어요. 그런 데 없어요. 그래서 이제 그때 6월 지나서 가족이 이제 연락이 와서 찾으러 갔어요. 그런데 가매장 해놨더라고요."]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지난 41년은 억울함에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고한 죽임을 당하고도 폭도로 낙인찍혀야 했던 유족들과 광주시민들은 41년이 지나도록 책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박준영/광주시 쌍촌동 : "이미 다 알고 있는 역사의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좀 뭐랄까 회피하는 발언을 자꾸 하고 그다음에 책임자가 없다? 그럼 누가 총을 쏘고, 그런 것들도 이렇게 보면 참 마음이 아프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주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신군부와 맞선 지 어느덧 41년,

유족들은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지 못한 채 올해도 망자의 묘비 앞에 섰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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