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캔..재활용 쓰레기 가져오면 '돈'

글·사진 박미라 기자 2021. 5. 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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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kg당 10L종량제봉투와 교환 '통합보상제' 인기

[경향신문]

제주 재활용 도움센터에서는 요일에 관계없이 수시로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다. 폐건전기와 투명페트병 등 4개 품목은 무게에 따라 종량제봉투와 교환하는 통합보상제도 실시한다.
종이팩 등 4개 품목 상시 수거
‘재활용 도움센터’ 88곳 설치

지난 16일 오후 찾은 제주시의 한 재활용도움센터. 기존에는 다른 고철류와 함께 버렸던 캔을 비닐 한가득 모아 도움센터 직원에게 내밀었다. 직원은 익숙하게 캔을 담은 봉지를 저울에 올려 무게를 쟀다. “1.4㎏이네요. 봉투 1장 드릴게요.” 장부에 이름과 사는 지역 등 간단한 정보를 적고 나니 직원이 10ℓ 종량제 봉투 한 장을 건넸다.

제주에서 재활용 쓰레기의 분리 배출을 돕는 정책이 다양하게 시도되면서 주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1월부터 폐건전지와 캔, 종이팩, 투명 페트병 4개 품목을 분류해 인근의 재활용도움센터로 가져오면 1㎏당 10ℓ짜리 종량제 봉투 1장과 교환해주는 ‘통합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주민의 자발적인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을 유도하고, 분리 배출 원칙을 지키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제주시 하나로마트 앞에 놓인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 제주개발공사는 도민과 관광객 누구나 페트병, 캔을 넣으면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는 보상기를 도내 곳곳에 설치했다.
넷째 일요일은 ‘재활용데이’
1㎏당 봉투 10장 늘려 지급
페트병 수거 ‘보상기’도 설치
관광객도 포인트 적립 가능

지난달부터는 ‘재활용 데이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매월 넷째주 일요일을 ‘재활용 데이’로 정하고, 이날 해당 품목을 가져가면 1㎏당 종량제 봉투(10ℓ)를 10장으로 늘려 지급하고 있다. 생물다양의날(5월22일), 환경의날(6월5일), 오존층 보존의날(9월16일), 푸른 하늘의날(9월22일)에도 이 같은 행사를 한다. 1인당 평소 최대 5장, 재활용 데이에는 15장까지 종량제 봉투를 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지구의날(4월22일)과 4월 넷째주 일요일에 실시한 재활용 데이를 분석한 결과 페트병 수거량이 하루 평균 2.5t에서 재활용 데이에 4t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재활용 쓰레기와 종량제 봉투 교환이 이뤄지는 곳은 제주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재활용도움센터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요일에 관계없이 수시로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재활용 자원 거점 배출지’다. 마을 단위로 공공 주차장이나 공터 등에 단층 건물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직원이 상주해 관리하고 있어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놓았지만 청결한 상태가 유지되고, 잘 몰랐던 쓰레기 배출 원칙에 대한 안내도 이뤄진다. 도 전역에 88곳이 운영 중이며 2030년 300곳으로 확대한다.

정근식 제주도 자원순환관리팀장은 “분리 배출을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집에서 쓰레기를 보관하고 라벨을 뜯어 정확한 분리 배출 원칙을 지키는 도민에 대한 보답도 필요하다고 봤다”며 “보상제가 분리 배출 원칙과 방법에 대한 교육 효과,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고 도움센터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민과 관광객 누구나 페트병, 캔을 넣으면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는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도 있다. 보상기에 캔과 페트병을 넣으면 각각 10포인트, 8포인트가 휴대전화번호에 적립된다. 포인트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보상기는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가 제주공항 등 도내 곳곳에 16대를 설치했다. 월 평균 참여자가 지난해 2400여명에서 올 3월 기준 5만5600여명으로 늘어났을 만큼 인기가 좋다.

서귀포시도 자체적으로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 8대를 재활용도움센터에서 운영 중이다. 이 보상기에서 적립한 포인트는 종량제 봉투로 교환할 수 있다.

글·사진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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