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불신이 초래한 '카더라'
'제 아들이 실종된 지 이틀 됐어요. 모든 병원, 응급실을 다 가봤지만 없어요.'
2005년 이라크 바그다드의 티그리스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수많은 이슬람 순례객이 인파에 깔렸습니다. 다리 난간이 무너지며 수백 명이 추락했죠.
왜 이런 참사가 빚어졌을까요? 다리를 건널 때 누군가 '자살특공대가 있다'라고 소리치자 집단패닉이 발생했고, 겁에 질린 사람들이 서로 밀치고 넘어지며 아수라장이 된 겁니다. 무려 천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죠.
그런데 자살특공대는 없었습니다. 이처럼 소문은 논리적 확증편향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논리로 무장한 채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거죠.
최근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된 '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도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일명 '카더라'로 불리는 소문은 불신에서 비롯됩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경찰이 연루된 비리 사건은 어느 정권이나 있어 왔지만, 특히 이 정부 들어 경찰에 대한 불신이 크죠.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처럼 경찰이 권력과 유착해 비리를 비호하는듯한 모습을 많이 노출했기 때문일 겁니다.
경찰이 밝힌 부검 결과는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라는 건데, 익사로 가기까지의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죠. 오늘 누군가 물로 혼자 걸어들어가는 걸 봤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이 또한 경찰이 정확하게 확인을 해야합니다. 안 그럼 이 또한 음모다, 가짜다 라는 말이 나올 겁니다.
미 뉴욕남부지검장을 지낸 프릿 바라라는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에서 '사람들은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공정하고, 그 과정을 책임진 자들의 태도가 공정하다고 여길 때, 그 결과도 정당하다고 믿는다.'라고 했습니다.
경찰이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면서 그때그때 국민들이 제기한 의혹에 성의있게 답변하는 것도 신뢰를 얻는 과정일 수 있는 거죠. 결과를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에 믿음이 가게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불신이 초래한 '카더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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