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확진인데 접종 70대만 '음성'..넓어지는 '고령층 방어막'

김지훈 2021. 5.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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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

만 75세 이상 노인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4월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전남 순천시 매곡동에 사는 일가족 7명 가운데 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족은 삼대가 함께 살고 있는데, 74살 노모와 사위, 딸과 외손녀 2명, 외손자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유일하게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76살 정아무개씨였다. 정씨만이 가족 중 유일하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정씨는 75살 이상 백신 접종 대상자에 포함돼 지난달 2일과 23일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을 완료했다. 2차 접종일로부터 일가족이 확진된 지난 10일까지는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기까지 걸리는 2주일 이상의 간격(17일)이 있었다. 순천시 방역 담당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효과가 단순 숫자가 아닌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두 달 반가량 지나면서 백신의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를 보여주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을 중심으로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지역사회에 서서히 감염 방어막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이 요양병원에선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11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확진자는 모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였다. 반면 같은 요양병원의 백신 접종자 중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충북 괴산의 한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한 23명 가운데 22명이 감염되고 백신을 맞은 1명만 감염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방역당국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전의 한 요양원에서 접종자들과 미접종자들을 비교한 결과 백신 1회 접종만으로 92.5%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예방접종의 효과로 요양병원·시설의 집단감염이 지난 2월 16곳에서 지난달 6곳으로 줄어들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75살 이상 고령층에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이 집계한 연령별 백신 접종 현황을 보면, 17일 0시까지 80대 이상에서 약 112만명이 백신을 접종했다. 80대 인구 대비 접종률은 49.8%다. 70대는 인구 대비 접종률이 18.7%였고, 30대에서 60대까지는 5~6% 수준이었다.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은 7.3%다.

정부는 고위험군인 고령자들을 우선해 접종한다는 기준에 따라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0시 기준으로 80대 이상 고령층의 코로나19 치명률이 18.7%를 나타내 연령대별로 가장 높다. 치명률이 5.7%인 70대에 견줘 세배에 이른다. 하지만 추진단이 국내 60살 이상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차 접종 2주 뒤부터 89.5%의 높은 감염 예방효과가 나타났다. 사망 예방효과는 100%였다. 정부는 고위험군 접종이 진행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점차 줄어드는 등 고령층을 중심으로 방어막이 형성되면 오는 7월부터는 단계적으로 방역 조처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3일까지 60살 이상 고령자 예방접종이 진행되는 가운데, 연령대별 예약률은 70~74살 60.9%, 65~69살 52.7%, 60~64살 35.6%로 나타났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60살 이상 연령대에서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100명 중 5명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률이 높다. 60살 이상 연령층에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며 “주소지와 관계없이 평소에 다니시던 병원을 선택하셔서 접종을 예약하여 주기 바란다. 가정 내 어르신이 계신 경우에 차질 없이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접종 전에 예약상황을 잘 확인해 주고, 접종 후에도 건강상태를 잘 살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예방접종 사전예약은 6월3일까지 계속되며, 자녀 등 보호자가 대신해서 예약할 수 있으므로 온라인(http://ncvr.kdca.go.kr)을 통해 24시간 예약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은 24시간 가능하며, 전화예약(1339 또는 지자체별 콜센터)은 평일 근무시간 내 가능(오전 9시∼오후 6시, 지자체별 탄력적)
**대전, 울산, 충북, 경남은 (지역번호)+120, 그 외 지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누리집(http://ncv.kdca.go.kr)에서 확인

김지훈 안관옥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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