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은 CSR이 아니다"

고재원 기자 2021. 5. 18. 1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방향성은 다국적 기업이 시골에 선물을 잔뜩 가지고 방문해 플래카드를 내걸고 촌장을 불러다 악수를 하고 치즈를 하며 사진 찍는 수준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머무르면 안됩니다. 사회와 기업 모두가 이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의 사회적 기회(CSO)'를 창출해야 합니다."

문 교수는 "ESG 경영으로 인해 따라오는 이익은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으로 나눌 수 있다"며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이 교집합을 이루는 곳이 CSO"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휘창 서울대 명예교수 18일 과총 토론회 주제발표
게티이미지뱅크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방향성은 다국적 기업이 시골에 선물을 잔뜩 가지고 방문해 플래카드를 내걸고 촌장을 불러다 악수를 하고 치즈를 하며 사진 찍는 수준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머무르면 안됩니다. 사회와 기업 모두가 이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의 사회적 기회(CSO)’를 창출해야 합니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유엔 무역개발회의 자문위원)는 1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과학기술과 ESG’ 토론회에서 ESG 경영이 가져야 할 방향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병) 등의 글로벌 위협이 인류에게 대두되면서 ESG 경영이 각 기업들에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ESG 경영이 보여주기 식으로 기업들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CSR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와 사회(Society), 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ESG 경영은 기업이 환경보호에 힘쓰며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의 사회공헌 활동, 법과 윤리를 지키는 회사 경영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ESG 경영을 법제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 10곳 중 7곳도 ESG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ESG에 관해 관심이 높다는 응답 비율은 66.3%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제품과 철강, 반도체, 일반기계·선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건설 등의 분야에서 ESG 경영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휘창 교수가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과총 유튜브 캡쳐

다만 ESG 경영에 관심을 두는 이유로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이 43.2%로 가장 높았다. 문 교수가 지적한 부분도 이 점이다. 그는 ESG 경영이 CSO라는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교수는 “ESG 경영으로 인해 따라오는 이익은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으로 나눌 수 있다”며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이 교집합을 이루는 곳이 CSO”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 사례를 소개했다. 네슬레는 분유와 이유식 등을 생산하는데, 인도 진출을 결정했다. 관련 기계나 기술자, 자본 등을 가져갈 수 있었지만 원재료가 되는 우유를 스위스에서 가져올 수 없었다. 인도의 우유는 품질이 떨어져 운반수반도 열악해 사용하기 힘들었다. 

이 때 빛을 발한 것이 네슬레의 ESG 경영이다. 인도에 관련 기술자들을 파견해 소를 사육하는 방법을 교육했고, 냉장 시설이 구비된 집합 장소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우유 생산성이 크게 증가했고, 네슬레는 품질 좋은 우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기업과 사회적 이익이 함께 성취된 결과다.

문 교수는 “ESG 경영이 본격화된 만큼 이제 악덕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며 “기업은 나눔을 베푼다는 오만한 자세가 아니라 겸손한 자세로, 사회는 기업과 과학기술의 가치창출 기능을 이해하고 기업을 성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 교수의 주제발표 후 이길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과 강찬수 중앙일보 논설위원, 허성무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 김형주 녹색기술센터 선임부장, 김승욱 롯데지주 경역혁신1팀장이 참여하는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