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리모델링 핵심은 '자연 음향'.."김철호 극장장 덕분"

이재훈 2021. 5. 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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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이 3년7개월에 걸쳐 리모델링한 해오름극장 내부를 18일 공개하면서 강조한 건 '건축음향'이다.

애초 국립극장이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비를 472억원으로 책정했다가, 186억원을 증액한 658억원을 투입한 것도 '자연음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김철호 극장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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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무대기술팀장 "잔향 풍부해지고, 음향 명료"
[서울=뉴시스] 해오름극장 무대 및 객석. 2021.05.18.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립극장이 3년7개월에 걸쳐 리모델링한 해오름극장 내부를 18일 공개하면서 강조한 건 '건축음향'이다.

건축음향은 건축 자재로만 소리를 울리는 음향 시스템을 가리킨다. 즉 마이크처럼 전기 또는 기계의 힘을 더하지 않고 소리 본연의 울림만을 내는 '자연음향'과 직결된다.

애초 국립극장이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비를 472억원으로 책정했다가, 186억원을 증액한 658억원을 투입한 것도 '자연음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김철호 극장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이번 리모델링의 주역 중 한명인 김호성 국립극장 무대기술팀장은 이날 "건축 음향에 집중한 탓에 소리꾼의 목소리와 악기 원음에 충실한 명료도를 지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973년 개관한 해오름극장은 그간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는 판소리, 국악관현악 무대를 선보이기 힘들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장의 가장 중요한 공연장에서 국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인 '자연음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다.

2010년대 중반부터 국악계에선 자연 그대로 소리를 들려주는 자연음향 공연장이 대세로 떠올랐다.

[서울=뉴시스] 해오름극장 무대 및 객석. 2021.05.18.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지난 2013년 문을 연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과 2016년 모습을 드러낸 서울돈화문국악당이 대표적인 예다. 2017년엔 국립국악원 우면당이 '자연 음향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그런데 모두 100~200석의 작은 규모였다.

1000석이 넘는 해오름극장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은 '오페라 홀'을 콘셉트로 삼았다.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전체적인 디자인을 구성했다. 최대 22.4m였던 무대 폭을 17m로 줄이는 등 기존 1563석 규모에서 1221석의 중대형 규모로 변화했다. 기존 1500여석은 공연장의 잔향 시간(연주 후 소리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팍팍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덕에 기존에 1.35초로 고정됐던 해오름극장 건축음향 잔향 시간을 1.65초까지 확보했다.

김 팀장은 "이전에 해오름극장에서 클래식, 국악관현악 공연을 하면 잔향이 살지 않고 죽어 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면서 "이번 리모델링으로 잔향이 풍부해지고, 음향도 명료해졌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해오름극장 무대 및 객석. 2021.05.18.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소리꾼과 고수만 나서는 판소리의 경우 공연장이 크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데, 병풍 등 음향 반사판을 사용해 음을 모아줄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창극의 경우 악기와 음향 균형 등을 위해 마이크를 쓸 수밖에 없다.

1986년부터 2001년까지 호암아트홀에 몸 담았다가 2001년 국립극장으로 옮긴 김 팀장은 "우리 전통 공연에서 왜 건축 음향이 중요한 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호 극장장 역시 "국립극장만큼은 순수 자연음향으로 전통예술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얼마 전에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시범 공연을 했는데, 자연음향에 최적화돼 있더라. 우리 전통의 '아름다운 소리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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