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 "스포츠는 경쟁 아닌 축제"..매치플레이 13년 개근

김상익 2021. 5. 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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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 스포츠 선수라면 우선은 성적으로 평가를 받겠지만 여기에 성실함과 인성이 더해진다면 더 큰 사랑을 받을 겁니다.

여자 골프에서는 맏언니 홍란 선수가 바로 그런 선수인데요.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함이 뭔지를 보여주는 홍란 선수를 김상익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역대 13번째 우승자를 가리게 될 국내 유일의 여자골프 매치플레이 대회.

상금 상위 64명만 참가할 수 있는 이 대회를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가 중인 유일한 개근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프로 17년 차 홍란입니다.

[홍 란 / KLPGA 프로골퍼 :제가 매치플레이를 13번 나오면서 터득한 건데 자꾸 상대방의 실수를 기대하게 되더라고요. 상대방이 못 치기보단 내가 잘 쳐서 상대를 이기자 이런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정규투어 통산 4승, 벌어들인 총상금 23억여 원.

2018년 3월 이후 3년 넘게 우승이 없지만 그녀를 기억하게 하는 기록은 따로 있습니다.

홍란은 프로에 입문한 2005년부터 17년 동안 단 한 해도 투어 시드권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평균 드라이버 220야드라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17년 동안 시드권을 유지했다는 건 웬만한 자기관리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기록입니다.

[홍 란 / KLPGA 투어 골퍼 : 골프는 14개의 클럽이 있잖아요. 드라이버 거리가 많이 난다고 꼭 좋은 성적과 연결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이번 대회는 홍란의 정규투어 통산 337번째 대회.

다음 달 중에는 투어 최초로 1,000라운드 출전의 전무후무한 대기록 작성도 확실시됩니다.

홍란은 최다 연속 시드 획득과, 생애 참가 대회 수뿐 아니라 최다 예선 통과 기록도 갖고 있는데 경쟁자들이 올 시즌 정규투어를 뛰지 않거나 현역 은퇴해서 그녀의 기록 쌓기는 자신과의 싸움이 됐습니다.

[박민지 / KLPGA 투어 시즌 2승 : 항상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언니한테 얘기하거든요. 저도 홍란 선수처럼 그렇게 롱런 하면서 후배들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허다빈 / KLPGA 투어 골퍼 : 대선배님이지만 옆에서 조언도 해주시고 가끔 친구처럼 잘 대해주시는 그런 선배님이에요.]

성실함 없인 불가능한 이런 꾸준함 때문에 후원사도 벌써 7년째 변함없이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항상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다짐해왔지만 이제 서서히 은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홍 란 / KLPGA 프로골퍼 : 이런 스포츠가 축제라고 생각한 게 사실 얼마 되지 않아요. 1등만 보지 마시고 주위의 많은 선수들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화려하지 않지만 묵묵히 기록으로 역사를 만들어가는 '작은 거인' 홍란.

스포츠 본연의 가치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자극적인 관심 끌기 만이 득세하는 요즘 후배들이 그녀에게 진심의 박수를 보내는 이유입니다.

YTN 김상익[si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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