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심우주 탐사' 역량 모은다

이새봄 2021. 5. 18. 1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AIST·천문연구원·항공우주硏
수명 다한 우리별 귀환 등 논의
발사체 개선·탐사선 설계 과제
과기정통부 "정부 과제로 추진"
"지금이 우주 탐사 적기다. 이럴 때 우리 항공우주 연구기관들이 협력해 우주시대를 개척해 나가면 충분히 미래 시장을 가질 수 있다."(이광형 KAIST 총장)

18일 대전 KAIST에 한국을 대표하는 우주 기관장들이 모였다. 각자 역량을 한데 모아 대한민국 우주 개발 역사에 '심우주 탐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다. '심우주 탐사'란 지구 중력과 자기장이 미치지 않는 우주 공간 탐사를 뜻한다. 통상 소행성·화성 탐사를 심우주 탐사라고 부른다. 현재 한국의 우주 개발 계획은 2030년 달 탐사선까지다. 2035년 소행성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다.

이광형 KAIST 총장과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이날 '한국호'를 달보다 먼 우주로 보내기 위한 계획을 논의했다. 세 기관이 심우주 탐사 공동 연구를 위해 만든 연구협의체 이름도 '달을 넘어(Beyond the Moon)'라는 의미의 'BtM'으로 정했다. 이들 기관은 앞서 지난해 12월 심우주 탐사 분야 연구개발·사업화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기관별 심우주 탐사·추진 현황과 향후 탐사를 위한 아이디어가 논의됐다. 이들은 이날 간담회와 제언 등을 통해 향후 한국에서 우주개발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관과 전문기관이 주도하는 상향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문연은 2029년 지구에 접근하는 아포피스 소행성에 대한 탐사 계획을 내놨다. 이 계획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열린 대한민국 우주전략보고회에서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아포피스가 지구에 접근하기 1년 전인 2028년 탐사선을 발사하고, 소행성과 탐사선이 같은 속도로 근접하는 '랑데부'를 해 아포피스 지형 분석·지도 작성 등 임무를 수행하는 게 골자다. 지구~태양 라그랑주 포인트(L4)에 관측위성을 보내는 아이디어도 공개됐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두 개 이상 천체에서 받는 인력이 교묘하게 상쇄돼 사실상 중력이 '0'이 되는 특정 지점이다. 이 지점에 관측 위성을 보내는 데 성공하면 궤도 조정 등에 연료 소모가 발생하지 않아 장기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L4에 도착한 위성은 지구보다 태양과 더 가까운 거리에서 태양을 관측하며 다양한 태양 활동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KAIST는 내년이면 발사 30주년을 맞는 한국의 첫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다시 지구로 귀환시키는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지구와 교신이 끊긴 이후에도 고도 1300㎞를 돌고 있는 우리별 1호를 수거위성을 통해 포획하고 다시 지구로 재진입시킨다는 내용이다. 우주 방사선과 태양풍을 막아 지구 생물체들을 보호해주고 있는 지구 방사선대(밴앨런대) 탐사 아이디어도 소개됐다.

항우연은 지구 재진입 시 열보호 기술과 우주쓰레기 캡처 시스템 기술, 랑데부·도킹 기술, 통신 중계 기술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해 수반돼야 할 기술에 대한 한국의 연구 진행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이상률 원장은 "심우주 탐사를 위해서는 심우주로 향할 수 있도록 한국형 발사체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우주 탐사선의 설계도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올해 10월 누리호 발사 이후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량을 더욱 높이기 위해 우주탐사 계획을 포함한 우주개발 고도화 준비와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에 수립할 예정인 국가 우주탐사 로드맵과 연계해 정부정책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