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살고 있다
2021. 5. 18. 16:36
[주간경향]
2011년 3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는 ‘당신의 데이터가 팔리고 있어요(Your Data For Sale)’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개인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은밀하게 수집되고, 추적되고 거래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돈을 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011년 3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는 ‘당신의 데이터가 팔리고 있어요(Your Data For Sale)’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개인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은밀하게 수집되고, 추적되고 거래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돈을 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전 세계 주요 언론은 GAFAM(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이라 불리는 미국의 정보통신(IT) 공룡기업들에게 그 화살을 돌렸다. 이후에도 소수 기업의 데이터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당신의 개인정보 얼마에 팔겠습니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만 열면 내 취향의 영상이 추천되고 출퇴근이나 친구를 만나는 동선이 여러 앱에 의해 추적된다. 요 며칠 관심을 가졌던 제품 광고가 시시때때로 눈앞에 나타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GAFAM을 넘어 대다수 기업이 고객의 취향, 선호, 라이프스타일, 활동내역, 거래 정보, 수입 지출 정보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데이터의 수집 범위가 넓고, 품질이 좋을수록 더 좋은 서비스 개발로 이어진다. 데이터가 곧 돈이 되는 시대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 결과가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97%가 본인의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영국의 소비자들은 340달러(약 39만원) 정도를 받아야, 기업이 원하는 개인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답했다.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이 제시하는 개인정보에 대한 값어치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소비자들 또한 본인의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기업들이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다. 과거 개인정보는 기껏해야 주민등록번호, 주소, 나이, 소득, 재산 정보 정도라 여겼던 아날로그 시대와는 확연한 인식의 차이를 보인다. 혹자는 1·2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석유에 빗대 데이터를 ‘제2의 석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 결과가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97%가 본인의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영국의 소비자들은 340달러(약 39만원) 정도를 받아야, 기업이 원하는 개인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답했다.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이 제시하는 개인정보에 대한 값어치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소비자들 또한 본인의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기업들이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다. 과거 개인정보는 기껏해야 주민등록번호, 주소, 나이, 소득, 재산 정보 정도라 여겼던 아날로그 시대와는 확연한 인식의 차이를 보인다. 혹자는 1·2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석유에 빗대 데이터를 ‘제2의 석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리딩 기업들은 가치 있는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기 위한, 그리고 보유한 데이터의 분석을 고도화해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이다. 기업 활동에 있어 데이터 활용 역량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곧 비즈니스가 되고, 데이터가 수익을 창출하며, 데이터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현시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더불어 ‘데이터 경제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데이터 경제 시대의 근간은 우선 넘쳐나는 데이터에 있다. 우리가 눈을 깜빡하는 순간에도 물리적 세계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수집돼 사이버 세계에 생성되고 저장된다.
유엔의 데이터 경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1초당 전 세계 e메일 전송 건수는 270만건, 구글 검색 및 유튜브 동영상 조회는 각각 7만건, 트위터 전송은 8000건, 인터넷 트래픽은 6만7000GB(기가바이트)가 생성된다. 모두 합하면 1초당 28만9000GB 데이터가 생성되는 것이다.
1초당 전 세계 e메일 전송 270만건
매초 이렇게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처리되다 보니 전 세계 데이터 이용량 규모는 2010년 2ZB(제타바이트)에서 2025년 175ZB로 고작 15년 사이에 약 90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개인, 기업, 국가 등 모든 영역에서 생성되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방대하고 범위는 넓고 깊다.
3차 산업혁명 시기라 일컬어지는 1980년대 인터넷이 처음으로 세상에 등장했던 시기와 비교하자면 현시대의 데이터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거의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것이 바로 2020년대, 데이터 경제가 시작될 수 있는 환경적 완성이다.
데이터 경제로의 진입은 산업 전체의 데이터 활용도를 높여 1차적으로는 AI, 블록체인과 같은 데이터 전방 영역의 기술 혁신을 유도할 것이다. 관련 기술 및 플랫폼을 제공하는 디지털 산업은 급성장하게 될 것이고, 디지털과 관련 없는 전통산업 영역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서비스, 실시간 맞춤 서비스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정보 침해나 국가 간 데이터 주권주의 주장으로 인한 갈등, 소수 기업의 데이터 독과점 등 부작용을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아직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다. 기회와 위협,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용기와 도전은 필요하다.
김상윤 중앙대 연구교수
데이터가 곧 비즈니스가 되고, 데이터가 수익을 창출하며, 데이터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현시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더불어 ‘데이터 경제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데이터 경제 시대의 근간은 우선 넘쳐나는 데이터에 있다. 우리가 눈을 깜빡하는 순간에도 물리적 세계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수집돼 사이버 세계에 생성되고 저장된다.
유엔의 데이터 경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1초당 전 세계 e메일 전송 건수는 270만건, 구글 검색 및 유튜브 동영상 조회는 각각 7만건, 트위터 전송은 8000건, 인터넷 트래픽은 6만7000GB(기가바이트)가 생성된다. 모두 합하면 1초당 28만9000GB 데이터가 생성되는 것이다.
1초당 전 세계 e메일 전송 270만건
매초 이렇게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처리되다 보니 전 세계 데이터 이용량 규모는 2010년 2ZB(제타바이트)에서 2025년 175ZB로 고작 15년 사이에 약 90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개인, 기업, 국가 등 모든 영역에서 생성되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방대하고 범위는 넓고 깊다.
3차 산업혁명 시기라 일컬어지는 1980년대 인터넷이 처음으로 세상에 등장했던 시기와 비교하자면 현시대의 데이터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거의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것이 바로 2020년대, 데이터 경제가 시작될 수 있는 환경적 완성이다.
데이터 경제로의 진입은 산업 전체의 데이터 활용도를 높여 1차적으로는 AI, 블록체인과 같은 데이터 전방 영역의 기술 혁신을 유도할 것이다. 관련 기술 및 플랫폼을 제공하는 디지털 산업은 급성장하게 될 것이고, 디지털과 관련 없는 전통산업 영역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서비스, 실시간 맞춤 서비스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정보 침해나 국가 간 데이터 주권주의 주장으로 인한 갈등, 소수 기업의 데이터 독과점 등 부작용을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아직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이다. 기회와 위협,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용기와 도전은 필요하다.
김상윤 중앙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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