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의 한복판에서 [IT칼럼]

2021. 5. 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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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여름이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이 전쟁은 물론 코로나바이러스와 인류가 싸우고 있는 역사상 초유의 대전쟁이다. 전쟁의 복판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곳에는 혼란이 있고, 포기 직전의 피로감이 쌓여 있고, 우리가 제대로 싸우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혼란을 돌파하고, 사점을 돌파한 마라토너처럼 고갈된 힘을 끌어 올리며 우리 자신을 믿어내야 하기에 매우 힘든 시점이 아닐 수 없다. 혼란을 극복하려면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이는 지표를 찾아내야 하는 작업이기에 패턴을 읽어야 한다. 때문에 한창 전쟁 중이지만 중간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 글은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인가? 그래서 몇 편의 영화로 설명하겠다.

영화 ‘플래툰’ / 경향DB


진주만 지구 생태계 이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지역에서 힘을 키워온 코로나 제국의 바이러스 군대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 군국주의 세력처럼 선전포고도 없이 조용하게 안개처럼 다가와 우리를 타격했고, 비상사태의 사이렌이 울려퍼지며 인류는 죽음의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머나먼 다리 인류 군대는 오랜 역사 속에서 전쟁을 치러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늘 승리의 원천은 자원 동원, 조직화, 제대로 수립된 작전계획 그리고 의사결정이었다. 지상 최대의 작전이라고 부르듯 바이러스 군대의 특성을 탐색하며 합목적 승리계획에 따라 병력을 징발하고, 화폐를 찍어내 본격적인 전쟁 준비에 돌입함과 동시에 정예부대를 전선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덩케르크 전쟁 초기엔 선제공격을 감행한 측의 기세가 강한 법. 막무가내로 뛰어든 병력이 괴멸 위기에 처하자 민간 선박이 다 나서서 이들을 철수시키며 바이러스 군대의 공세를 소수의 희생자가 영웅적으로 막아내며 버티는 시기를 거치게 된다. 그래서 이 모든 헌신적 참여에 대해 우리는 지금도 ‘덕분에!’라는 구호를 외친다.

플래툰 싸움이 길어지면 인내력이 약한 진영부터 다양한 의견이 불만으로 터져 나오며 자중지란이 생기게 마련. 인내력에 관한 한 바이러스는 인간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그들은 불안심리가 없을 테니 말이다. 실전에서 싸우는 것은 계획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베테랑들은 안다. 인간 군대 내부에서 분란이 터져나오며 네 탓 내 탓이 시작되고, 내부 총질이 시작된다. 이번 전쟁의 경우 언론 부대가 영화 〈플래툰〉의 반스 중사 역할을 떠맡아 연기하고 있다.

명량 결국 난세에는 자기를 내던지는 리더와 이를 믿고 의기투합하는 병사들 그리고 민초가 똘똘 뭉쳐야 이길 수 있는 법. 방역의 지속력과 백신이라는 신무기의 도입, 국민 참여가 바이러스 대군이 변이까지 만들어내며 덤벼오는 암울한 상황에서 과연 역전 승리의 돌파구를 뚫어낼 수 있을 것인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기에 마음은 원하지만, 섣불리 해피엔드로 맺을 수가 없다. 여러분은 이 전쟁의 어느 자리에 서 있는가?

최영일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이사·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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