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가 쓰는 '성장드라마'..주인공은?

김동훈 2021. 5. 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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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3사 사업외형 7조..전년대비 64% 성장
앞서는 LG, 흑전한 삼성, 덩치 키우는 SK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매출이 7조원을 넘겼다. 전년보다 3조원 가까이 늘린 눈부신 외형 성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성장성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으며 'K-배터리' 맏형의 면모를 과시했다.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은 성장성은 가장 우수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했다. 삼성SDI는 두 경쟁사와 비교할 때 특색은 없지만 탄탄한 실적을 키워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의 100% 자회사)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업 부문 매출은 7조1266억원으로 18일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4조3449억원) 64%나 성장한 것이다. 영업이익 합계도 전년 -1769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한 2108억원을 기록했다.

현시점 주인공은 'LG에너지솔루션'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덩치는 물론이고 성장성 측면에서도 가장 눈에 띈다. LG화학의 올 1분기 보고서상 전지사업 부문(LG에너지솔루션) 매출액(내부거래 소거 기준)은 4조2132억원으로 전년보다 86%나 증가했다. LG 매출이 3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했다. 전년 52% 대비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도 전년 -518억원에서 340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LG의 영업이익은 3사 총합보다 많다. SK이노베이션이 17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배터리 사업 실적은 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출하 확대와 지속적인 수율 개선,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실적은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과 벌인 배터리 분쟁 종결과 함께 받는 합의금을 회계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 모두 2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주기로 했고, 이 가운데 5000억원은 올해가 입금 기한이다. 회사 관계자는 "합의금의 회계 반영 시점은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전체 실적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84% 증가한 1조4081억원, 매출은 43.4% 늘어난 9조65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과 신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결과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모범생된 삼성SDI…SK이노는 덩치만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소·중·대형전지) 사업 매출액도 전년보다 33% 증가한 2조3871억원에 달했다. 이 사업부문 영업이익도 전년 -202억원에서 46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작년 4분기 1170억원과 비교해 59.9%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 전지는 계절적 비수기로 판매가 약세였다"며 "ESS(에너지저장장치)도 국내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 일몰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소형 전지 가운데 원형 전지는 무선 전동공구 부문 판매 증가로 전분기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지만, 파우치 전지는 해외 고객사 판매 약세로 매출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외형 성장성이 3사 가운데 가장 우수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가장 저조했다. 1분기 이 회사 배터리 사업 매출액은 전년 2888억원에서 82%나 증가한 5263억원이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전년 1049억원에서 1767억원으로 늘어나 적자가 이어졌다. 현대차 아이오닉5 공급에 따라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해외 공장의 초기 비용 증가 영향을 받았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SK의 해외 공장 상황을 보면, 헝가리 1공장은 지난해 1분기 양산을 시작했고, 2공장은 2022년 1분기에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3공장은 올 3분기에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양산이 목표다. 중국 창저우 공장은 지난해 2분기, 옌청과 후이저우 공장은 올 1분기 양산을 시작했다. 미국 조지아주 1공장은 2022년 1분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2공장은 2023년 1분기에 양산을 시작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세전손실 규모가 약 5276억원이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하는 배터리 소송 합의금(9763억원) 등이 반영된 1조301억원의 영업외손실에 따른 것이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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