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상장 전날이 최고가?..큰 물에서 더 죽쑤는 '이전상장 잔혹사'

이광호 기자 2021. 5. 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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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넥스 대장주'로 불렸던 종목이 있습니다. 지놈앤컴퍼니라는 회사입니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지난 2015년 설립됐습니다. 

오늘(18일) 기준 종가는 3만9400원. 이 회사의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22일 기록한 9만200원으로 꽤 차이가 큽니다. 

주가가 꾸준히 떨어진 데는 '이전상장' 변수가 있습니다. 

이 종목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바이오주가 관심을 받으면서 코넥스에서 인기몰이를 했는데, 코스닥으로 옮겨 상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심이 그야말로 폭발했습니다. 

11월 중순 4만원대였던 주가는 그야말로 수직상승했습니다. 최고가 9만원을 기록한 12월 22일은 지놈앤컴퍼니의 이전상장 전날이었습니다. 

그 이후는 좋지 않았습니다. 코스닥으로 이전한 첫날 6만8000원대로 14% 급락, 이후 8만원과 6만원 사이에서 가격이 널을 뛰더니 서서히 하향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놈앤컴퍼니 최근 1년 주가(자료: 한국거래소)]

이 종목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이전상장한 기업 11곳 중 8곳은 이전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전상장 이전 1주일 이내에 최고가를 기록한 곳도 4곳이나 됩니다. 기대감에 휩싸여 오른 주가가 상장 이후 회복하질 못한 겁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전상장을 할 때 공모가를 높게 받으려고 과도하게 홍보를 하기도 한다"면서 주가에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이전상장에는 별도의 거래정지 기간이 없습니다. 바로 전날까지 작은 시장에서 거래되다가 하루아침에 큰 시장으로 옮겨 탑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있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장 첫날 '재료가 소진됐다'고 믿는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가 일어나고, 기업이 성장해 이전상장한 만큼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투자자들로 손바뀜이 일어납니다. 대부분은 매도 물량이 훨씬 우세합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정보가 더 느리다는 겁니다. 특별히 미공개정보를 불법 거래하지 않더라도 공시 등에 반응하는 속도가 개인보다는 기관이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적어도 이전상장 관련 소식을 발빠르게 투자자에게 전해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거래정지, 적어도 단일가 매매 기간을 두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전상장이라는 기대감 하나로 투자하기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놓고 투자 판단을 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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