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지적에 대기업이 개방한 단체급식.. 결국 다른 대기업이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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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일감 개방 결정은 우리 경제의 큰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삼성·현대차(005380)·LG(003550) 등 8개 대기업과 가진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재계에서는 공정위의 의도와 달리 이들 대기업이 개방한 단체급식 자리를 다른 대기업 계열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 급식을 외부에 개방하면 중소급식업체가 따낼 것이란 공정위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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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일감 개방 결정은 우리 경제의 큰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단체 급식업에 종사하는 독립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엄청난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삼성·현대차(005380)·LG(003550) 등 8개 대기업과 가진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사가 맡아온 사내 식당 일감을 외부업체에 개방하도록 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005930) 사내 식당 급식업체 선정 입찰 결과 다른 대기업과 중견기업 계열사가 이 사업을 따내면서 공정위가 기대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루 1000명분이 넘는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대기업 사내 급식의 특성상 중소업체가 가격과 품질 유지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공정위와 사내 식당 운영을 외부업체에 개방한다는 자율협약을 맺은 현대차·LG·CJ(001040)·현대중공업·신세계(004170)·LS(006260)·현대백화점(069960) 등 8개 그룹은 앞으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단체 급식 일감을 외부업체에 개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기존 사업장의 경우 비조리 간편식 부문에 경쟁입찰을 시범 실시하고, 연수원·기숙사·서비스센터 등 신규 사업장은 모두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찾을 계획이다. LG는 전체 물량인 4000만식 이상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CJ는 구내식당 일감의 65% 이상(367만식)을 개방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공정위의 의도와 달리 이들 대기업이 개방한 단체급식 자리를 다른 대기업 계열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가 최근 실시한 사내 식당 2곳에 대한 외부 급식업체 경쟁입찰에서는 신세계푸드(수원사업장)와 풀무원푸드앤컬쳐(기흥사업장)가 선정됐다. 각각 급식업계 점유율 5위와 6위의 대형 업체다. 대기업 급식을 외부에 개방하면 중소급식업체가 따낼 것이란 공정위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급식은 하루에 1000식이 넘어 중소업체가 감당하기 어렵다”며 “외부 경쟁입찰을 거친다 해도 식자재 유통망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공급과 조리를 동시에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하루 급식량은 8000식, 기흥사업장은 1000식 이상이다.
결국 전체 단체급식 규모(약 1억9300만식)의 5%에 해당하는 이번 일감을 대기업 계열사가 서로 돌아가면서 나눠 먹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2019년 매출 기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005440), CJ 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031440) 등 상위 5개 업체가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아워홈은 LG그룹 고(故) 구인회 회장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다른 대기업 계열 업체를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공장과 같은 대규모 사업장에서 식중독 등 위생 문제 없이 많은 양의 급식을 원활히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의 계열사이기에 공정위가 지목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도 무관하다.
중소 급식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나 지역업체를 우선 고려한다 해도, 당장 일일 1000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설비와 인력을 갖춘 중소업체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식자재 공급과 별개로 급식업체 운영만 중소기업이 맡는 방식으로 이원화하더라도 그만큼 가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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