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대낮에 실종된 아들.."어서 돌아와라" 눈물 흘린 아버지
"아무 걱정 말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한 마디만 해 주고 싶어요."
지난달 7일 경북 포항에서 실종된 남성 간호사 윤모씨(28)의 행방이 한 달 넘게 묘연하다. 윤씨는 한낮에 검은색 운동복을 입고 거주 중이던 기숙사 문을 나섰지만, 기숙사 인근에서 휴대폰 신호가 끊어진 뒤 연락이 두절됐다. 가족들은 윤씨의 행방을 애타게 찾고 있으나 수차례에 걸친 경찰 수사에서도 아직까지 소재가 알려지지 않았다.
윤씨는 2년 전 포항의 한 병원에 간호사로 취직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키 174㎝에 몸무게 72㎏의 보통 체격인 윤씨는 지난달 7일 오후 3시 검정색 모자와 검은색 운동복을 입고 거주중이던 기숙사를 나서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이후 기숙사 인근 도로를 따라 800m 정도를 걷는 모습이 인근 주유소 CCTV에 찍힌 뒤 실종됐다.
이곳은 인근에 고등학교와 교회, 음식점이 있어 행인이 계속 지나다니는 장소다. 바로 앞에는 왕복 6차선 도로가 있어 지나다니는 차량도 많다. 인근 야산도 등산객이 많아 만일 윤씨가 산을 올랐다면 목격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윤씨를 봤거나 행적을 알고 있다는 제보는 없다.
윤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은 종적을 감춘 곳에서 2km정도 떨어진 포항공대 기지국이다. 윤희종씨는 "막내아들이 출근하지 않는다는 병원 연락을 받고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며 "지난달 10일 오전부터는 완전히 연락이 끊긴 상황"이라고 했다.
윤씨의 가족은 윤씨의 거주지 주변과 친구의 집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윤씨를 찾지 못해 지난달 9일 경찰에 신고했다. 윤씨의 통화기록을 조회해 본 결과 실종 이후 자신의 친구와 통화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윤씨의 친구는 경찰 조사에서 윤씨와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실종 사건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윤씨를 수색하고 있다. 윤씨가 실종된 장소를 중심으로 5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8회에 걸쳐 수색 작업을 시행했으며,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 등 다각도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윤씨의 계좌와 통화 내역 등 모든 부분을 면밀하게 수사하고 있으며 며칠 내로 실종 지역을 재수색할 방침"이라고 했다.
윤씨의 가족은 윤씨가 갖고 있는 개인 채무 때문에 스스로 잠적했을 가능성에도 고개를 젓는다. 윤씨의 고모 A씨는 "조카가 자동차 할부금을 포함해 4000여만원의 빚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올 초에 오빠(윤희종씨)가 3000여만원을 지원해 준데다 본인 급여로도 충분히 상환할 수 있어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윤희종씨는 막내아들이 아무 탈 없이 돌아와 주기만을 빌고 있다고 말한다. 윤씨는 "혹시 네가 뭘 잘못해서 숨어서 떨고 있는 거라면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으니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며 "그게 아니고 무슨 일이 생긴 것이라면 어떤 일을 겪었는지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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