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없는 오징어 국' 국방부 직할부대 부실급식 사실로

지난 16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부실 급식 제보 사진. 제보자는 "계룡대 예하부대 14일자 아침 배식"이라며 "(내용은) 건더기없는 오징어국, 볶음김치 그리고 조미김"이라고 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국방부 직할부대에서 격리 장병에게 ‘부실 급식’이 제공됐다는 소셜미디어상(SNS)의 폭로가 18일 사실로 확인됐다. 군은 격리자 급양관리 실태에 대한 정밀진단에 착수했다. 초기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문책성 조치가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지난 16일 계룡대 예하 부대에서 쌀밥과 볶음김치, 건더기가 없는 오징어국 등 부실한 아침 식사가 제공됐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집에서는 이렇게 먹을 수 있어도 군대는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니냐”라고 썼다.

국방부는 논란이 일자 당일 저녁 입장문을 통해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직접 관리하는 7개 부대 중 3개 대대에 총 8명의 격리 장병이 있다”며 “이들에게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사실상 제보 내용을 부인했었다.

하지만 추가 확인 결과 1인 격리자 8명 외에도 동일집단, 이른바 ‘코호트’ 격리장병이 100여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에게 제공한 급식을 추가로 확인한 결과 일부 장병에게 부실한 급식이 제공됐다는 제보 내용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일부 부대에서 (격리장병에게) 도시락을 배식하는 과정에서 일부 메뉴가 빠졌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코호트 격리자들은 병사식당을 일반장병과 분리해 식사를 제공해왔었다”며 “그러다 보니 1차 조사에서는 도시락 사진이 제보에 올라왔기 때문에 1인 격리하는 병사들에 대해서만 도시락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군 당국이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 제공’했다는 도시락 사진을 올리는 안일한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 대변인은 “격리자 급양관리 실태에 대한 정밀진단에 착수했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