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투자자 보호방안 '시동'..이례적 실사

박은비 2021. 5. 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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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하나은행이 마지막 남았던 영국 펀드 3종에 대한 투자자 보호방안을 내놓으면서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언제 열릴지 주목된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가장 덩치가 큰 사건이라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고, 검찰 수사는 '키맨'으로 불리는 신모씨 신병 확보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18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환매 중단된 영국 펀드 투자자들을 위해 투자원금 50% 수준의 가지급금을 우선 지급하는 투자자 보호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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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중단' 영국 펀드 3종 50% 가지급 결정
금감원, 다음달 제재심·분쟁조정 예고 상태
이례적 실사, 투자자보호 나선 점 피력할 듯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하나은행이 마지막 남았던 영국 펀드 3종에 대한 투자자 보호방안을 내놓으면서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언제 열릴지 주목된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가장 덩치가 큰 사건이라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고, 검찰 수사는 '키맨'으로 불리는 신모씨 신병 확보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18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환매 중단된 영국 펀드 투자자들을 위해 투자원금 50% 수준의 가지급금을 우선 지급하는 투자자 보호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대상은 영국 루프탑 펀드, 영국 신재생에너지 펀드, 영국 부가가치세 펀드 등 3종으로 총 1363억원 가량 판매됐다.

가지급 비율은 앞서 지난해 선지급을 결정한 라임·디스커버리·독일 헤리티지(DLS)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는 지난해 4월 50% 가지급을 결정했다가 형사 고소 등이 진행되면서 비율이 70%로 높아졌다. 또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금감원이 전액 반환 분쟁조정안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8월 이를 수용한 바 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영국 펀드 투자자들이 가지급 참여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힐 동기는 희박해 보인다. 선제적인 피해 구제를 위해 마련된 절차지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와 검찰 수사, 소송 등을 통해 배상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지급은 신청 의사를 밝힌 투자자에 한해 절차가 진행된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이 가지급에 나선 건 사후 수습 노력을 위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제재심을 다음달까지 마무리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금감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근익 수석부원장도 이날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라임 등 사모펀드와 관련한 제재 및 분쟁조정도 당초 일정에 맞춰 일관되게 진행해 줄 것"을 강조했다.

먼저 제재심이 진행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사례를 보면 제재심 즈음에 분조위가 개최돼 이를 통한 피해 구제 노력을 인정받았고, 사전통보 받은 제재 수위보다 감경됐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판매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실사에 나서 선지급에 나선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분조위를 담당하는 금감원 분쟁조정국은 오는 24일 예정된 디스커버리펀드 분쟁조정에 집중하고 있다. 이후 검사국으로부터 조정에 참고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대로 다음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분쟁조정국은 펀드별로 안건에 올리지만, 검사국은 판매사별로 들여다보고 있다. 판매사 중에 가장 많은 펀드가 문제된 하나은행이 후순위로 밀린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처음부터 하나은행 건은 (대상 펀드가) 너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던 사안"이라며 "(검사국에서 사실관계를 받아보는) 아직까지 그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펀드·이탈리아 헬스케어·독일 헤리티지 등 3개 펀드 투자자들이 각각 낸 형사고소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하나은행 투자상품부에서 근무한 신모 전 차장은 이 3개 상품 판매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투자자들은 영국 펀드와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가 사실상 하나은행이 기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운용보고서대로 운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점이 실사에서 확인되는 등 우리도 피해자는 입장이다.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한누리 관계자는 "금감원 분쟁조정 전에 검찰 결론이 나오면 좋겠다 했는데 그 전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워낙 피해자가 많고 중요한 사안이다보니 수사가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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