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키파운드리 인수 다음 행보는

이정필 2021. 5. 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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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日키옥시아 IPO 후 엑시트 계획
美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비용 조달도
사측 "반도체 업황과 회사채 시장 좋아"
[서울=뉴시스] M16 전경. 2021.02.01.(사진=SK하이닉스 제공)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SK하이닉스가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의 완전 인수를 추진하면서 다음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주요 과제로는 키옥시아 기업공개(IPO)에 따른 투자금 회수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비용 마련이 꼽힌다.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고 있고 국내 회사채 시장도 우호적이기 때문에, 키옥시아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에도 인텔 인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18년 일본 반도체기업 키옥시아(전 도시바메모리) 지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당시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 지분 49.9%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2조7000억원은 펀드로, 1조3000억원은 전환사채(CB)로 각각 투자했다. 베인캐피탈의 유한책임투자자(LP)로 들어간 지분이 3분의 2로, 나머지는 별도 보유하고 있다.

베인캐피탈과 키옥시아 경영진은 하반기 키옥시아의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키옥시아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 증시에 상장 절차를 진행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여파 등으로 지연됐다.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대로 키옥시아의 IPO 과정에서 베인캐피탈을 통해 LP로 투자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나머지 3분의 1인 최대 15% 수준의 지분은 글로벌 경쟁사인 키옥시아와와의 전략적 협업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보유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키옥시아 지분 매각으로 회수한 자금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비용으로 사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1차 거래종료 시점인 연말 약 8조원을 우선 지급할 계획이다. 나머지 잔액 2조3000억원은 2025년 3월에 지급할 예정이다. 8조원의 지급 시점이 연말로 다가오면서 업계에서는 인수 비용 마련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회사는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채권 시장도 우호적이라 인수 비용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회사채 6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2조원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달 1조1800억원으로 배 가까이 증액 발행한 바 있다.

회사의 1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2261억원 규모다. 단기금융상품(1조3558억원)과 단기투자자산(2조4062억원)을 포함하면 6조원이 넘는다. 영업이익은 1조32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027억원) 대비 65% 늘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업황이 좋고 회사채 발행 실적도 좋기 때문에 회사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으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비용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키옥시아의 IPO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지분 회수 자금을 인수 비용으로 쓸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내용은 없기 때문에 하반기로 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택=뉴시스]추상철 기자 = 김기남(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정칠희 네패스 회장,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이사가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각각 발표를 마친후 자리하고 있다. 2021.05.13. scchoo@newsis.com


SK하이닉스는 현재 키파운드리를 완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 전문 기업으로 매그나칩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떼어내 매각하면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당시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는 국내 사모펀드가 조성한 펀드(매그너스PEF)에 5100억원에 인수됐다. 이 펀드에는 MG새마을금고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0%+1주, 49.8%를 출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매그너스PEF에 약 20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키파운드리 인수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는 새마을금고와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절반가량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키파운드리를 완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완전 인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4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달 13일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부회장은 "국내 설비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해 키파운드리 완전 인수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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