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천 송시우가 팬들 향해 "내가 한다고 했지" 외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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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송시우가 극적인 역전골을 넣은 후 눈길을 끄는 골 세리머니를 했다.
송시우는 지난 15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6라운드 광주FC전에서 후반 44분 짜릿한 역전골을 넣었다.
송시우는 뉴스1과 가진 유선 인터뷰에서 "극적인 골을 넣었지만, 기쁨보다는 후련함이 더 컸다"고 입을 열었다.
그토록 중요한 순간에 나온 절묘한 골이었지만, 송시우는 끝까지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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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송시우가 극적인 역전골을 넣은 후 눈길을 끄는 골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평소와 달리 환하게 웃지 않았고, 허공에 대고 큰 소리로 외치며 울분을 토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송시우는 지난 15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6라운드 광주FC전에서 후반 44분 짜릿한 역전골을 넣었다.
송시우는 경기 막판 특정 시간에 나타나 중요한 골을 많이 넣어 '시우 타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손목시계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는 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송시우는 득점 후 손목을 가리키며 '시우 타임'이 왔다는 것을 알렸지만, 평소처럼 관중석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종료 직전 터진 소위 '극장골'이라 감격이 컸을 법도 한데, 시크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관중석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곤 제 자리에 서서 눈을 질끈 감고 스스로를 향해 소리쳤다.
송시우는 뉴스1과 가진 유선 인터뷰에서 "극적인 골을 넣었지만, 기쁨보다는 후련함이 더 컸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처음 패스를 받으려 할 때는 '늦었다' 싶었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 2명이 겹쳐지는 것을 보고 뭔가 쎄했다. 잘 하면 기회가 올 것 같았다"고 상황을 설명한 뒤, "윤보상 골키퍼가 과거 상주상무에서 함께해서 나를 잘 알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칩샷을 했겠지만, 윤보상 골키퍼는 나를 잘 알 것 같아서 다리 사이를 노렸다"고 득점 상황을 회상했다.
그토록 중요한 순간에 나온 절묘한 골이었지만, 송시우는 끝까지 웃지 않았다.
"사실 요즘 인터넷에서 나에 대한 안 좋은 글들을 많이 봤다"며 "스스로 부족한 부분도 잘 알고 있어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도를 넘는 욕설과 악성 비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송시우는 광주전 전까지 13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골을 기록했지만 VAR로 취소된 적이 2차례나 있었고, 의욕적으로 임하다 승부처에서 퇴장을 당하는 등 불운한 시간이 많았다. 이런 배경 속, 일부 팬들은 송시우를 향해 정도를 넘는 비난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지 않아도 힘들었을 송시우는 팬들의 비난에 더욱 상처를 받았다. 그는 "잘하려고 노력했는데도 골이 터지지 않아서 그동안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골을 넣고 나니 그동안 힘들었던 감정들이 올라왔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렇지만 (주변의 비난과 달리) 내가 꼭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골을 넣고 "거봐, 내가 한다고 했지, 으아악" 하고 주변에 크게 소리를 질렀다"고 설명했다.
득점 후 환호 대신 굳은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던 이유와 그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그는 "초반 힘들었지만, 이제 골이 터졌으니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조성환) 감독님이 이번 시즌 10골을 넣으면 갖고 싶은 걸 사주신다고 했다. 꼭 목표를 이루고 감독님께 선물을 받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이어 "이제야 가슴이 뻥 뚫린다"고 비로소 웃은 뒤,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이 지난 시즌보다 승점도 훨씬 많이 쌓고 있는 데다. 베테랑 형들이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니 분위기는 아주 좋다"며 "형들에게 많이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이 골로 후련해졌으니, 앞으로 더 집중해서 많은 골을 넣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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