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백신협력 긍정 분위기..결론은 스와프? 허브?

美 "6월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8000만회분 해외 지원"
靑 "기업 간 투자 협의 진행 중..다양한 협력 방안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미 정부가 내달 말까지 총 8000여만회 접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해외에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J&J·얀센) 개발 백신을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도 공유하겠다"며 "6월 말까지 미국의 모든 사람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백신이 공급되면 최소 2000만회분의 이 백신 추가분을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올 3월 자국에서 생산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개발 코로나19 백신 400여만회분을 인접국인 캐나다·멕시코에 지원하겠단 의사를 밝힌 데 이어, 4월 말엔 6000만회분의 AZ 백신을 외국에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 2000만회분을 더해 내달까지 총 8000여만회분을 백신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 공급하겠다는 게 미 정부의 구상이다.

미 정부는 당초 자국민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저조하다는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와 여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주고받는 '백신 스와프'엔 난색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랬던 미 정부가 백신의 해외 지원 확대를 결정한 건 최근 자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백신 보유량 또한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래 처음으로 50개 주 모두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다"며 "4개월도 안 돼 미국 성인의 60%가 코로나19 백신을 1차례 이상 맞았다. 사망자 수도 81%나 줄어 작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5.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그는 "우린 모든 성인과 12세 이상 어린이가 맞을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백신을 이용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얘기도 많다"며 "우린 다른 나라로부터 호의를 얻기 위해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말도 했다. 중·러 양국이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 등에 공급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견제하겠단 얘기다.

이에 따라 우리 당국자들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코로나19 백신 협력에 관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우리 측은 미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 모더나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을 맡게 될 것이란 등의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와 외국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투자 등 여러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양한 협력 방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방미를 (미국과의)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