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한 '인트로덕션' [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5. 18. 13: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영화 ‘인트로덕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전원사


■편파적인 한줄평 : 정성 좀 보여주시지.

‘소개’에 정성이 부족하다. 홍상수 식 화법으로 툭툭 던지는 이야기는 그 맛 그대론데, 보는 맛이 영 살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마저 흔들거린다. 이야기 빼곤 불성실한 영화 ‘인트로덕션’(감독 홍상수)이다.

‘인트로덕션’은 배우지망생 ‘영호’(신석호)와 디자이너지망생 ‘주원’(박미소)을 둘러싼 어른들의 이야기다. 세 편의 단편적인 에피소드 속 제대로 자기 소개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꾸 가로막히는 청춘들의 일상을 담는다.


참 얄밉다. 무심한 척 툭 던지는 이야기 파편들인데 조각조각 붙여놓으니 자꾸 관심이 간다. ‘저게 뭔 소리야’라고 유심히 보다가 뒷통수 때리는 한방으로 피식 웃음나게 한다. 홍상수 감독다운 이야기 전개다. 특히 ‘대배우’(기주봉)와 배우지망생 영호, 그의 엄마(조윤희), 영호의 친구(하성국)가 서로 다른 뜻을 품고 만나 나누는 대화들은 웃음보를 자극한다. ‘대배우’의 ‘꼰대’ 향기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다.

두 청춘과 각자 엄마의 관계도 흥미롭다. ‘주원’을 종속적으로 만들어버린 주원 엄마(서영화)나 아들이 사소한 이유로 배우를 그만두려한다며 한심해하는 영호 엄마는 주변에서 봄직한 얼굴을 하고 있다. ‘영호’와 ‘주원’이 세상에 자신을 제대로 소개하기도 전에 억눌리고 주눅드는 장면들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이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풀잎들’ ‘클레어의 카메라’ 등 전작들보다도 더 카메라를 정성스럽게 쥐지 않고 아무렇게나 휙휙 돌려버린다. 마치 대학동아리 제작 영화처럼 조악한 느낌도 간혹 묻어난다. 덜컹거리는 ‘틸트 업’이나 불친절한 바스트샷 등이 나올 땐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보는 이도 조마조마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하다. 각본 없는 연출로 유명한 홍 감독이라지만, 배우들은 어쩐지 문어체 느낌이 강한 대사들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해 버벅거린다. 중복된 ‘티키타카’가 귀에 거슬린다.

그나마 박미소 하나는 건졌다. 연기를 안하는 척 오물거리면서도 대사를 참 정확하게 전달한다. 신선한 이미지와 캐릭터 소화력으로 진한 인상을 남긴다. 오는 27일 개봉. 러닝타임 66분.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