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식 감독, "아스나위 뺀 이유? 아스나위, 신태용 감독, 안산을 위해"

김길식 감독, "아스나위 뺀 이유? 아스나위, 신태용 감독, 안산을 위해"

(베스트 일레븐=광양)

김길식 안산 그리너스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을 앞둔 아스나위를 위해 배려했다. 당장 경기에 출전시키고 싶었지만 선수를 위해 전남 드래곤즈전 명단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안산은 17일 저녁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12라운드 전남전에서 0-2로 패했다. 안산은 전반 21분 이종호, 후반 39분 발로텔리의 연속골에 힘입은 전남에 패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 김 감독은 아스나위를 아예 명단에서 뺐다. 아스나위는 18일 인도네시아 대표팀 캠프가 차려지는 두바이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이날 17일 경기가 저녁 킥오프라 빡빡한 출국 일정을 앞둔 아스나위를 배려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비쳤다. 하지만 김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아니었다. 아스나위는 이 전남전에도 나선 후 대표팀으로 가겠다는 소속감과 충성심을 보였다고 한다.

김 감독이 주전급 선수로 우뚝 선 아스나위가 직접 출전을 자원하는데도 만류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선수를 위한 배려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전남전을 앞두고 가진 사전 기자회견에서 “사실 지난 서울 이랜드전에서 햄스트링에 미세한 부상을 당한 상태다. 대표팀에도 나가야 하는 선수인 만큼 선수 보호 차원에서 뺐다. 아스나위 본인은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재활에 신경쓰고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를 치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상이 크게 번질 수 있는 상황을 막고, 곧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밑에서 더욱 눈도장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에 “농담 반 섞어 신태용 감독을 위한 결정이 아니냐”라고 묻자 김 감독은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신 감독님과는 통화를 자주한다”라고 한 후, “감독된 처지에서는 솔직히 보내고 싶진 않다. 아스나위가 정말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스나위가 나중에 한국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배려하고 싶었다. 대표팀 경기를 잘 치르고 돌아오게 되면 자신감도 상승할 것이다. 이번 차출이 우리 팀에도 도움이 되고 아스나위에게도 도움이 되는 상황이 되길 바란다”라고 덕담을 남겼다.

한편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UAE에서 두 차례 평가전과 더불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잔여 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25일 아프가니스탄, 29일 오만을 상대로 두 차례 A매치 친선전을 치른다. 이어 6월 4일 태국, 6월 8일 베트남, 6월 12일 UAE를 상대로 월드컵 2차 예선 3연전을 벌인다. 니시노 아키라 태국 감독, 박항서 감독과의 연이은 지략전은 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스나위의 활약도 여기에 포함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